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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못잖은 도심 속 돌봄...“3500명 입소대기”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
내 집을 옮긴듯 편안한 분위기
다양한 재활·사회복지프로그램
도심이라 가족과 만나는 것도 편해
KB손보, 표준화된 서비스 확대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 모습(왼쪽), 지난 4일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에서 어르신들이 거실 공간에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승연 기자

KB손해보험이 노인요양산업 진출을 위해 금융업계 최초로 출범한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가 ‘도심형 요양시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복도실 병실처럼 구성됐던 기존 요양시설과 달리 1인실 중심의 내 집 같은 공간에서 제공받는 돌봄 서비스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1호 위례빌리지 설립 후 4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표준화된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지난 4일 기자가 방문한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는 도심형 시설답게 주변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센터와 어우러지는 외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내부에서도 우리 집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안락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치매 전담실인 5층에서는 동네 경로당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듯한 어르신들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대형 테이블과 의자가, TV 등이 배치된 거실 공간에 나와 TV를 보거나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들 어르신이 지내는 1인실은 안마의자나 가구 등 집에서 쓰던 물건을 가져다 놓아 집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가 풍겼다. 각 방에서 나오자마자 거실로 연결된 구조라 독립된 생활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위례빌리지는 이처럼 1~2인실에서 생활하는 입소자 10여명이 하나의 유닛(그룹)을 이뤄 거실 등 생활공간을 공유하며, 입소자 2명당 1명꼴로 배치된 요양보호사의 전담 돌봄을 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위례빌리지는 현재 8개 유닛이 2~5층 4개층을 사용하고 있다.

유복재 KB골든라이프케어 경영관리본부장은 “보통 요양시설은 병원처럼 복도식으로 돼 있는데, 어르신들은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자신의 침상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비용 효율성이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해 하나하나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입소자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대폭 늘린 것도 기존 요양시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위례빌리지에 근무 중인 정규 인력 90여명은 법적 기준 대비 30% 이상 많은 규모다. 사회복지사, 재활치료사, 간호사는 두 배 많은 인력을 두고 있다.

도심 속 공간이라는 특성 덕분에 입소자와 가족이 만나기도 용이해졌다. 이날도 휠체어를 탄 어르신이 면회를 온 가족들과 주변 아파트 단지와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응급병상이 갖춰진 병원들과 가까운 것도 이점이다. 촉탁의 2명이 번갈아서 매주 방문해 입소자들의 건강을 체크하고 간호사 인력이 24시간 상주하기도 하지만 응급상황에서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위례빌리지 정원은 125명이지만, 3500명 가량이 입소를 대기하는 상황이다. 서비스 이용에 만족한 입소자 가족이 양가 어르신들을 다 모시려고 하거나, 주변에 추천하면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조아영 KB골든라이프케어 위례빌리지 원장은 “어르신들이 누워만 있는 곳이 아니라 재활 및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고 전문 간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해 하신다”며 “보호자들에게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알리고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신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인요양시설은 기피시설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지역사회 복지의 한 축을 담당하며 소통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실제 위례빌리지 1층에 마련된 데이케어센터는 지역 어르신 21명이 이용 중이다. 오후 9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주야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은 어버이날에 맞춰 카네이션 바구니를 만들고 있었다. 또 같은층 커뮤니티센터 공간은 지역사회에 개방해 저녁시간대에 지역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사회에서 분리되는 공간이 아니라 거점을 만들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향후 위례빌리지에서 제공되는 노인요양 서비스를 표준화해 장기적으로는 전국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2호 서초빌리지까지 문을 열었고, 향후 서울 은평구와 수원 광교에 3~4호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유 본부장은 “5~10년 후 베이비부머 세대가 후기 고령자에 진입하게 되면 요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텐데 그에 맞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1호 사업장인 위례빌리지에서 역량과 노하우를 축적해 전국으로 확대하고, KB는 어디서든 서비스와 품질이 보장된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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