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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칼럼] 핀테크, 해외송금 혁신주역

은행에서만 가능했던 해외 송금은 높은 수수료와 번거로움으로 인해 고객 불편이 큰 대표적인 금융 서비스 중 하나였다. 해외로 송금하려는 고객은 직접 지점을 방문해야만 했고, 상대방의 은행에 송금되기까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자금 중개 은행들을 여럿 거쳐야 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모바일과 IT기술을 활용한 핀테크는 기존 금융 서비스가 가진 불편함을 해소해왔고, 해외 송금 분야도 예외일 수 없었다. 특히 은행 서비스가 발달하지 않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모바일을 이용한 해외 송금 핀테크 서비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2017년 7월, 외국환거래법이 개정돼 금융회사가 아니어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소액 해외 송금업’이 신설됐다. 지금까지 총 28개사가 소액 해외 송금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제도 도입 1년 만에 송금액이 약 25배 증가하는 등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은행 중심이었던 해외 송금시장에 핀테크기업들이 ‘메기’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해외 송금 서비스는 소액을 자주 송금하는 해외 유학생 가족이나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있다. 은행과 달리 번거로운 절차와 비싼 비용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거의 모든 해외 국가로의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국가 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국경 간 자금 이동의 수요가 커져 해외 송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국의 소액 해외 송금기업과 유사한 MTO(Money Transfer Operator)업체들의 해외 송금 규모가 제이스모건체이스은행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핀테크 해외 송금기업들도 기술력이나 고객경험(UX) 측면에서 글로벌 핀테크기업들과 비교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수료는 은행의 10~20% 수준이고, 프리펀딩, 네팅 등을 통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해 속도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그렇다 보니 해외 송금은 핀테크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분야 중 하나다. 실제 많은 국내 소액 해외 송금기업들이 동남아는 물론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시장으로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액 해외 송금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소액 해외 송금업자의 지급 및 수령 한도가 연간 5만달러, 건당 5000 달러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한도 규제가 없는 미국,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국가의 해외 송금 서비스들과 경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 종식으로 국제 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해외 송금시장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국내 핀테크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해 해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송금 한도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은행의 무증빙 해외 송금 한도를 기존 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상향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소액 해외 송금업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제도가 개선된다면 핀테크를 통한 해외 송금 혁신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앞으로 핀테크기업들이 만들어 온 편리한 해외 송금 문화가 지속되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국내 핀테크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장성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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