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90만원 버는데 카드론 이자가 140만원이에요. 50만원으로 어떻게 살까요?”(신용회복위원회 공식 카페)

카드대출 규모가 올해 초부터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자금조달 문제로 주춤했던 카드론·현금서비스가 다시 활성화하자 경기 악화 속에 ‘급전’이 필요해진 중저신용자가 몰려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 기준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이용액이 2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말 기준 현금서비스의 이용액 총액은 12조6000억원이며, 카드론은 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달 대비 55%, 55.4%씩 늘었다.

고금리 상황에서 카드사 대출이 급증한 건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은행 대출 대비 대출심사가 까다롭지 않아 고금리인데도 급한 용도를 위해 사용된다.

앞서 지난해 말 채권 시장이 악화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카드사들은 잠시 대출 창구를 막았는데, 올해부터 다시 채권시장이 안정화하자 카드대출이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금리 범위는 17.25~18.41%다. 장기카드대출인 카드론은 12.89~14.99%에 달한다. 전달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용회복 관련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재취업을 했다는 직장인 A씨는 “캐피탈에서 받은 아파트 담보대출, 지방은행에서 받은 햇살론, 1금융권 마이너스통장 등 기존에 있던 대출의 이자를 갚는 게 너무 힘들어 카드론·현금서비스를 받았다”며 “받다보니 카드사로부터 받은 것만 3000만원이 넘었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이같은 사례가 많아지며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5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최소 1.10%에서 최대 1.37%까지 올랐다. 신한카드의 연체율이 1.37%로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1.35%), KB국민카드(1.19%), 하나카드(1.14%), 삼성카드(1.10%) 순이었다. 5개사 모두 전년 동기, 전분기 대비 일제히 올라 각각 0.11~0.56%포인트, 0.14%~0.33%포인트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금리 시대 관건은 연체율 방어”라며 “아직까지는 1%대 초반으로 연체율 관리가 미흡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