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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전히 살아있는 美 금리 인상의 ‘불씨’…韓증시 받치는 外人 유입세 흔들릴까 [투자360]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모습.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기대하던 시장이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예상보다 강한 ‘매파(긴축 선호)’ 기조가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미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확인되면서 6월 ‘금리 동결’ 전망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의 3연속 금리 동결 베팅에 따른 한미 금리차 추가 확대 가능성, 부채한도 협상 난항이란 미국발(發) ‘2중 허리케인’이 국내 증시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강력한 순매수세로 국내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외국인들이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투자 기조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결” vs “추가 인상” 팽팽히 맞선 5월 FOMC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 증시는 5월 FOMC가 미세하게나마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렸음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강력하게 ‘추가 인상’ 주장을 펼친 ‘매파’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다음 달 FOMC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에 주목했다.

이날 연준이 공개한 5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several)’ 참석자들이 “금리 동결”을 언급한 반면, ‘일부(some)’ 참석자들은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분열됐다”는 말로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다는 점을 표현할 정도였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가 6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도, 아니면 6월 동결 후 7월 인상을 검토할 수도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은 발언을 내놓은 것은 시장을 더 얼어붙게 만들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하강을 위해선 연준이 경기 둔화를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매파에 힘들 싣기도 했다.

24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NYSE)에서 금리 인상에 가장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0.61%)를 필두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7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73%)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와치(FedWatch)의 6월 기준금리 전망에서도 여전히 동결 가능성이 67%로 높았지만, 70%대를 기록했던 전날에 비해 소폭 하락한 모습이었다.

미 백악관과 공화당 간의 부채한도 협상이 지지부진하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를 키운 것도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주재료가 됐다.

이런 상황은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여전히 이어진 부채 한도 협상 불확실성과 연준 위원의 매파적 발언으로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고 했다.

역대 최대 수준 韓美 금리차 더 벌어지나

역대 최대 수준인 한미 금리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리스크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2·4월에 이은 3연속 동결이다.

미 연준 매파가 열어둔 6월 금리 인상 가능성 탓에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 수준인 양국 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금리 역전폭이 커질수록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더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 대한 강력한 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연초부터 전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총 11조6478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기록하며 한국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른 한미 금리차에도 외국인 투자세가 강력한 현재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자본시장은 ‘추가 악재’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데, 이런 부정적 재료들이 쌓이는 것은 분명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미 경제의 둔화와 침체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증시엔 부정적 요인이다.

5월 FOMC 의사록에서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 인상의 정책 효과 시차와 은행 위기에 따른 경기 활동 둔화로 올해 4분기쯤 경기 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갈수록 경기 둔화·침체를 향하는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국내 증시 펀더멘털을 약화로 이어져 외국인 투자자 등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심리 냉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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