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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 금리를 14%로? 은행 대출을 2금융으로 갈아타라고?”…혼란의 대환대출 첫날 [머니뭐니]
[독자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한 외국계 시중은행에서 금리 6%대의 1500만원 신용대출을 갚고 있는 직장인 A씨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 있는지 조회해봤다. 하지만 조회 결과, 앱은 14%대 금리의 카드사 신용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한도도 1500만원으로 똑같았다. A씨는 “더 저렴한 상품을 알아보려고 검색했는데 7%포인트 더 높은 금리로 갈아타라니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은행 대환대출 잘 안 돼…더 높은 금리 소개해주기도”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작된 31일 금융 소비자 사이에선 ‘반신반의’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 1금융권인 은행권 신용대출의 경우 갈아탈 수 있는 선택지가 얼마 없을뿐더러 대출을 중개하는 플랫폼 역시 각자 제휴한 은행 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각사의 경쟁 촉진을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금리를 인하받는 효과를 만들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그림이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소요될 거란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15개의 은행, 7개의 저축은행, 7개의 카드사, 4개의 캐피털 등 금융회사가 대환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금융사들의 앱에서는 다른 금융사에서 받은 대출을 원스톱으로 갈아탈 수 있다.

한편 다수의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해 갈아탈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은 네이버페이·뱅크샐러드·카카오페이·토스·핀다·KB국민카드·웰컴저축은행 등 7개사다. 해당 앱에는 자신이 가진 대출보다 금리가 더 싼 상품을 찾으려는 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료]

하지만 플랫폼에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을 사실상 안내받지 못한다는 불만이 소비자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플랫폼사 중에서 5대 시중은행을 모두 입점시킨 플랫폼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할 뿐 다른 플랫폼의 경우 1~2개의 시중은행밖에 제휴를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상 1금융권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주거래 은행에서 최상의 조건으로 대출을 받기 때문에 대환대출 플랫폼을 이용한다고 해도 더 낮은 금리를 안내받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플랫폼은 기존에 갖고 있는 대출보다 금리가 더 높은 대출상품을 추천하기도 해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토스가 대표적이다.

토스 관계자는 “더 높은 금리의 상품이 안내되는 이유는 사용자마다 대환대출의 니즈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라며 “대출기간을 늘리고 원리금을 더 낮추기 위해 대출하는 사람도 있고, 더 높은 한도를 원하는 사람도 있어 금리에 구애받지 않고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플랫폼 시작 세 시간반 만에 200억원 대출 이동”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플랫폼 활성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목표로 하는 ‘완전경쟁의 그림’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플랫폼 개시 약 3시간반 만에 200억원 이상의 대출 이동이 나타났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브리핑에서 “53개의 금융기관이 대출을 옮길 수 있는 잠재적 후보”라며 “플랫폼에 자신이 새로 옮겨타게 할 상품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자기가 보유하는 대출을 뺏기는 대상이 되므로 경영 측면에서 보면 상품 제공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일단 시범 운영 단계에서 각 은행에 4000억원을 한도로 주고 대환대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달리 업계는 이 같은 목표가 달성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의 적극적인 참여가 독려돼야 할 뿐 아니라 각 금융사가 금리 인하의 여력이 생기려면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가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찾아서 오는 대출자들이 실제 금리 인하를 경험하기 위해선 은행의 참여, 플랫폼 정교화 등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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