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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환대출 흡수하는 우리·하나銀…고민하는 KB[머니뭐니]
금융권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행된 31일 오후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 이날부터 소비자는 대출 비교 플랫폼, 주요 금융회사 등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한 번에 갈아탈 수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대출 채권 기준 하위를 차지했던 두 은행이 예상 못한 대환대출 광폭행보를 보이자, 소매금융의 최강자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그리고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대환대출 한도로 정해졌던 월 333억원 규모를 모두 소진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환대출이 한도 규제에 막혀 이뤄지지 않는 일이 없도록 월 한도를 풀어둔 상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연 4000억원의 한도까지 풀어낼지 여부는 은행별 소진 추이를 먼저 살펴 보겠다”며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환대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 중 신용대출의 채권이 하위에 있던 은행들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채권 잔액은 국민은행 43조1232억원, 신한은행 38조291억원, 하나은행 31조3049억원, 우리은행 28조759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상위권에서 1, 2위를 다투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하위권을 형성하는 구도다.

각 사 자료

그러던 중 1분기에는 하위권에 있던 우리은행이 신한은행보다 더 많은 신용대출을 취급하며 대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각사에 따르면 1분기 우리은행은 24조180억원의 신용대출을 제공했다. 신한(우량신용 기준, 21조5600억원), 하나(17조3980억원)은행보다 더 큰 규모다. 역시나 가장 큰 규모를 공급한 곳은 국민은행으로 신용대출 규모가 30조9900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서도 빠르게 타행 대출을 흡수해나가는 모양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 개시 후 5일까지 대환대출 서비스를 통해 이동된 누적 대출자산은 1806억원 규모다. 이중 90%가 은행 등 1금융권이며, 또 인터넷전문은행 대출로 갈아탄 경우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먼저 한도를 채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타행이 대환대출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소매금융 부문에서 ‘리딩뱅크’ 입지를 지키고 있는 국민은행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대출 금리를 낮춰 다른 은행 대출을 마냥 흡수하자니 수익성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고, 또 가만히 있자니 대출 자산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A은행에서 신용이 3등급인 사람이 B은행에서는 1등급으로 평가되기도 한다”며 “타 은행의 신용대출을 마냥 흡수하는 게 수익성에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역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월 한도를 채웠는지 여부는 답변할 수 없다”며 “대환대출 진도는 적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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