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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빔면 ‘면발의 변주’ 시작됐다
쫄면·메밀면 독특한 식감 인기

같은 비빔면이 아니다. 진짜 라면의 고수는 비빔장 맛은 기본이고, ‘이것’도 따진다고 한다. 바로 면발 이야기다. 성큼 다가온 여름 앞에서 비빔면의 ‘변주’가 시작됐다. 하얗고 얇은 유탕면에 빨간 비빔장을 섞어 먹던 새콤한 맛은 이젠 ‘클래식’이다. 최근에는 비빔면의 사촌 격인 쫄면·메밀면을 비롯해 곤약면까지 다채로운 면발이 각자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쫄면+비빔면’ 농심 ‘배홍동’ 맹추격에 팔도 ‘긴장’ 모드?=9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 ‘배홍동 쫄쫄면’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 비빔면이야 여름에 잘 나가는 것이 사실인데, 문제는 쫄면의 존재감이다.

농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배홍동’ 브랜드의 누적 매출은 쫄쫄면이 75억원, 비빔면이 120억원이다. 출시 기준으로 보면 쫄면은 올해 2월 27일 출시돼 7일로 막 100일이 되는 신생아 같은 제품이다. 한 달 기준으로 따지면 비빔면이 24억원 팔릴 때 쫄면은 25억원이 팔렸다. 100일 된 아이의 걸음마 속도가 만 2세인 ‘배홍동 비빔면’보다 더 빠른 셈이다.

이에 약 40년간 비빔면 시장에서 1등을 해 지켜온 팔도도 위기를 느끼고 있다. 팔도에겐 1984년 출시된 대표 제품 ‘팔도 비빔면’이 있지만, 올해 5월에는 ‘팔도 비빔쫄면’을 재출시했다. 2014년 출시됐다 2021년 단종된 ‘팔도 쫄비빔면’을 부활시킨 셈이다.

▶쫄면 인기 이끈 쫄깃함 비결은...면 밀도 높인 ‘공정’ 덕=이렇게 유행하는 쫄면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쫄깃함이다.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쫄면은 뜨거운 열에서 익히고 높은 압력을 이용해 뽑아내는 과정에서 면의 밀도가 높아진다. 흔히 우리가 아는 기름에 튀긴 일반 라면(유탕면)은 고열·고압 공정을 사용하지 않아 면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예를 들어 배홍동 비빔면은 유탕면 제품으로 면을 기름에 튀길 때 내부의 수분이 증가해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반면 배홍동 쫄쫄면은 반죽 공정도 특수할 뿐더러 뜨거운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면의 조직을 더욱 치밀하게 했다. 일반 유탕면과 달리 생면을 바람에 말린 건면(乾麵)을 사용한 점도 차이점이다.

최근 배홍동 쫄쫄면의 인기는 새로운 면발의 식감에 소비자의 호응이 뜨겁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혀로 느낄 수 있는 비빔장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면발로 느낄 수 있는 식감의 취향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면발에서 다채로운 맛을 느끼려는 소비자가 많아져 업계에서도 이에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채로운 맛 요구 커져=그렇다면 메밀면은 어떨까. 메밀은 막국수·소바·냉면에도 들어가는 재료이지만 ‘글루텐’이 적다. 때문에 점성을 위해 밀가루나 전분이 대체로 추가된다. 메밀면은 약간 거친 표면을 지녔으면서도, 고소함이 매력으로 점성은 메밀 비율에 따라 다르다. 일반 라면 대비 굴곡이 약하지만 속에서 부드럽게 소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메밀면은 가을이 수확기라 겨울에 맛있다고들 하지만 입맛의 제철은 여름이다. 서늘한 곳에서 자라 몸의 열을 낮춰 주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밀가루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곤약면을 찾는 소비자들도 있다. 탱탱하고 탄력감 있는 투명한 식감이지만 100㎉ 내외인 곤약면은 적게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특징이 있다. 식감을 위한 재료도 특이하다. 풀무원이 5월 출시한 ‘라이트누들 곤약 비빔면’의 면발의 경우 서걱거리거나 물컹거리는 식감을 개선하기 위해 올방개 전분을 사용했다. 논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올방개 풀 또한 열을 낮춰주며 쫄깃함 식감을 내는 데 효과적인 자연의 재료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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