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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후장대형株, 강세장 숨은 공신
기계·조선·철강 12곳 시총 올 28% 급증

조선, 기계, 철강 등 전통 중후장대(重厚長大) 종목의 주가가 올 들어 크게 상승하고 있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증시를 이끌고 있는 주요 섹터보단 주목도가 덜하지만, 산업의 특성답게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최근의 상승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후장대 시총, 올 들어 28%↑=9일 헤럴드경제가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POSCO홀딩스 등 주요 중후장대 12곳의 주가·실적 전망치를 살펴본 결과, 이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작년 말 79조2705억원에서 101조7978억원(7일 기준)으로 28.4%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주 강세에도 12곳의 시가총액 비중은 4.5%에서 4.9%로 소폭 상승했다. 반도체주가 상승장을 이끌고 조선·기계·정유·철강 기업들이 뒷받침해준 것이다.

특히 조선주의 강세가 돋보였다. 대우조선해양(53.3%)은 두산밥캣(74%) 다음으로 전체 수익률이 높았다. HD한국조선해양(47.7%)과 삼성중공업(27%)은 코스피 상승률(17%)를 웃도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8%)은 지수에 비해 주가 회복 속도가 더딘 편이지만 지난 5일 연중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상승세를 보였다. 선가 상승에 힘입어 ‘슈퍼 사이클’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잇따라 나오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철강주에선 대장주 포스코홀딩스의 상승률이 40%대를 기록하면서 큰 재미를 봤다. 하이스틸도 20% 넘게 올랐다. 올 1분기 영업이익에서도 포스코홀딩스는 증권가 추정치 20%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현대제철도 시장 전망치보다 37% 상회하는 영업이익(3339억원)을 기록했지만 아직 주가 상승폭(10.1%)은 지수 상승세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기계 부문에선 두산밥캣(74%)이 발군의 실력을 뽑냈다. 영국 건설정보전문그룹 KHL이 발표한 ‘2023년도 건설기계 기업 순위(옐로테이블)’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14위) 대비 3계단 상승한 11위를 기록했다.

HD현대 건설기계 계열사 주가에선 HD현대인프라코어(35.9%)와 HD현대건설기계(0.32%) 사이 오름 폭 편차가 컸다.

정유업은 종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SK이노베이션(34.1%)은 강세를 보인 반면, S-Oil(-9.7%)은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과 재고 부담에 정제마진 하락세가 나타났는데 주가도 덩달아 떨어진 것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Oil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9배 수준으로 코로나 팬데믹 당시 최저점(0.81배)를 고려하면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들어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간 실적도 먹구름이 꼈다. 증권가는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3.9%, 41.3%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인도가 러시아 원유를 싼 가격에 사들이면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조선·기계 산업 청신호”=증시 전문가는 실적 장세를 펼칠 업종에 조선과 기계를 주목하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가 조선업 반등의 초입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예상되는 금리의 하락 전환은 선가에 다소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그보다는 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발주량 증가라는 호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계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동안 시장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중국의 글로벌 시잠 점유율은 줄어들자 HD현대 등 국내 기업들은 중동, 아프리카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기계 3사의 강세를 예상하며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일제히 올려잡았다.

실적 추정치 변화를 살펴보면, 두산밥캣은 1조367억원(작년 말 전망치)에서 1조2235억원(7일 기준), HD현대인프라코어는 3465억원에서 4657억원, HD현대건설기계는 1954억원에서 2426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과거 기술을 답습하는 일본 업체들과 북미에게 점유율을 잃어가는 중국 업체 대비 상대적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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