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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대출이 갑자기 줄었다면?~…오히려 연체 ‘적색 경보’
[헤럴드 DB]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원래 은행에서 돈을 빌리던 대출자가 신규 대출이 줄었다면 가계 상황이 좋아진걸까, 아니면 더 이상 금융권 대출이 어려울 만큼 상황이 악화된걸까.

대출자의 연체 가능성을 판단할 때 신규 대출 발생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대출자의 신규 대출이 줄어들면 소득이 늘어나서 빚을 낼 필요가 없기 보다는 더 이상 제도권 대출이 어려워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1일 '신규대출 발생 여부가 연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 :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자료를 통해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의 신규 대출 발생 여부가 연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연체 차주는 연체 진입 3개월 전부터 제도권 금융에서 신규 대출 발생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들의 ATM기와 카카오페이 대출 비교 서비스 '대출 갈아타기' 화면 모습. [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정상 차주 중 제도권 금융으로부터 신규 대출이 발생한 차주의 비중은 월 평균 14.1%를 유지했다. 특히 연체 차주는 연체 진입 4개월 전까지 신규 대출 발생 차주 비중이 정상 차주보다 높거나 유사하다. 하지만 연체 3개월 전 12.0%, 2개월 전 9.3%, 1개월 전 5.9% 등으로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연구위원은 "대체로 저신용·저소득층인 저축 은행 차주의 신규 대출 비중 감소는 소득 증가 등으로 추가 대출이 필요없었다기 보다 제도권 금융 접근성 제한으로 인해 야기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 내 실증분석 결과에서도 3개월 간 추가 신규 대출이 발생하지 않은 차주는 유사한 특성을 가진 신규 대출 발생 차주보다 연체에 진입할 확률이 44%나 높았다.

보통 은행들은 차주의 연체 가능성을 상환 부담 지표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따져 예상한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DSR만 따졌다가는 신규 대출이 발생하지 않은 차주의 연체 가능성은 오히려 낮은 것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신규 대출을 통해 기존 대출을 상환해 온 차주는 DSR 감소로 인한 은행의 신규 대출 제한 조치에 따라 도리어 새로 연체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오 연구위원은 “상환 유예나 만기연장 종료 후 추가 대출이 어려운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차주의 연체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현재까지의 상환 양상, 신규 대출 발생 여부, 만기 도래 분포 등 유량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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