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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바이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챙기나…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유예 연장에 주가는? [투자360]
[EP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주요 2개국(G2) 간의 ‘패권 경쟁’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도체 전쟁’에 휘말려 큰 피해를 입을까 전전긍긍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숨 돌린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의회 등의 강경 발언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대(對)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를 연장한다는 방침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반등과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에 힘입어 급등하던 주가의 발목을 잡던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부 해소됨에 따라 각각 ‘8만전자’와 ‘12만닉스’를 향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에 호재로 작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美 “수출 통제 유예 조치 가까운 미래에 갱신”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이 지난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대만 기업에 대한 미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가 당분간 연장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당시 에스테베스 차관은 “수출 통제 유예 조치가 가까운 미래에 갱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유예 조치 재검토 필요성에 대한 의회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유예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당시 상무부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개별 심사 방침을 밝혔다가 이후 삼성·SK와 대만 반도체 제조사들에 대해서는 1년간 수출 통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 조치는 올 10월 만료된다.

WSJ은 “중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둔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중 사업 제한을 가장 크게 비판해왔고, 동시에 대북 영향력이 큰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美 보수층, 韓 예외 인정에 비판적

이 같은 미 정부의 행보는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 조치가 미국의 중국 기술산업 통제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보수진영의 지적과 대조된다. 지난달 30일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상무장관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기업들이 수출 통제를 약화하고,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 수출에 대한 미국의 규제를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데릭 가위 선임연구원 역시 “기업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면 기술 통제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WSJ은 미국 정부가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 반도체 장비 반입 통제 조치를 재차 유예키로 하면서, 글로벌 산업계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노력이 예상보다 어렵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숨 돌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美發 훈풍에 주가 ↑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과 단절할 수 없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강하게 조여오던 미국의 제재 압박이 완화되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며 최대 소비시장이자 우리 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생산거점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西安)에 낸드플래시공장을, 쑤저우(蘇州)에 패키징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無錫)에 D램공장을, 충칭(重慶)엔 패키징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의 50%를 중국에서 만든다. 중국 시장을 접게 되면 이 공장들도 장기적으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호재에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오전 10시 4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13% 오른 7만1800원에, SK하이닉스는 2.70% 오른 11만7900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 주가는 장 초반 11만9000원까지 오르면 12만원 선에 근접했다.

전날 미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도 주가 강세에 한몫 했다. 미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지수화한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3% 넘게 올랐다. 엔비디아(1.84%), AMD(3.42%), TSMC(4.14%), 브로드컴(6.31%), 마이크론(3.09%) 등 반도체주 대부분이 상승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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