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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 원전정책 정상화에 1년, 이젠 미래를 준비할 단계

최근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원전산업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필자가 직접 방문한 건설 현장은 직원들의 분주한 발걸음과 희망 찬 목소리로 가득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었으나 민관의 하나 된 노력 덕분에 원전 생태계에 부활의 청신호가 켜졌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안보와 기후변화 위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원전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도 출범 직후인 지난해 7월 발표한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통해 탈원전정책 폐기와 원전 생태계 복원을 천명했다.

우선, 정부는 각각 2032년, 2033년 완공을 목표로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노력한 끝에 건설이 재개된 지 불과 11개월 만인 지난 12일, 산업부는 해당 원전 건설에 대한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관련된 정부 부처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통상적인 인허가기간보다 18개월 이상을 단축할 수 있었다. 이제 사업수행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부지공사에 착수할 수 있으며, 본격적인 착공까지는 건설허가 하나만 남았다.

계속운전도 원전정책의 역점 사안이다. 올해 4월 운영허가가 만료된 고리 2호기를 포함해 2030년까지 허가가 만료되는 총 10기 원전의 계속운전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고리 2호기 심사 소요기간을 예상보다 14개월 단축해 원전 가동정지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동시에 정부는 탈원전 이후 일감부족과 자금난으로 황폐해진 원전업계에 마중물을 붓고 있다. 신속한 정책추진을 통해 올 한 해,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한 3조5000억원의 일감을 공급한다. 지난 3월 2조9000억원의 대규모 일감이 공급되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조원 규모의 보조기기 계약도 순차적으로 발주하고 있다. 또한 2000억원 규모의 저금리 특별금융 프로그램을 신설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원전 중소·중견기업들이 보릿고개를 넘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게 세심히 지원하고 있다.

지난 1년이 원전정책 정상화를 위해 달려온 시기였다면, 앞으로 남은 4년은 초격차기술을 확보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해 미래 원전강국으로 자리 잡기 위한 기틀을 다질 때다. 산업부는 원전활용도를 높이고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혁신적 기술개발에 2조원 규모의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석·박사급 고급 인력 양성과 중소·중견기업 채용 지원을 통해 원전산업을 이끌 전문인력을 2030년까지 대거 양성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미래 원전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2028년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목표로 올해부터 4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해 한국형 독자 노형 개발에 본격 착수했으며, 정부와 기업의 역량을 모은 민관 합동 ‘SMR 얼라이언스’를 7월 초 출범시켜 국내 기업들의 SMR 활용 사업화를 전폭적으로 지원해갈 계획이다.

그간 민관이 힘을 합쳐 노력해온 끝에 우리 원전산업은 탈원전이라는 길고 어두웠던 터널을 빠져나오기 직전, 비로소 그 끝에서 빛을 받으며 서 있다. 정부는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기업인들께서 “이제 일이 너무 많아서 다 못하겠다”라고 말할 때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겠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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