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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 “한도관리로 플랫폼 경쟁 속도…핀테크 4년마다 혁신 판단”[헤럴드금융·부동산포럼 2023]
31일 개시된 대환대출, 8일만 3650억원 이동
예·적금, 보험 비교까지 가속화 예정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1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에서 ‘플랫폼, 금융의 판이 바뀐다’의 주제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서정은·홍승희·김광우 기자] 정부가 금융의 비대면·디지털화에 따른 플랫폼 간 경쟁을 통해 금융산업의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5월에 출시된 대환대출 플랫폼을 시작으로 예·적금, 보험까지 디지털 금융산업을 핵심 과제로 삼아 넓혀가겠다는 청사진이다. 은행·빅테크·핀테크 업계는 상호 간의 상생과 경쟁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의를 제고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디지털 금융 가속화, 대환대출 등 플랫폼 한도 두고 관리한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질서의 재편, 새로운 길’에서 ‘플랫폼, 금융의 판이 바뀐다’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신 국장은 “전통적인 금융사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흐름이 가속화되고, 비금융 빅테크마저도 시장에 도전하지 않느냐”며 “실물경제의 성장 잠재력 위축에 따라 금융산업이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소비자 선호 변화 등을 감안하면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1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에서 ‘플랫폼, 금융의 판이 바뀐다’의 주제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도 바뀌면서 비대면 금융상품 비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당국에서도 비대면으로 한눈에 금융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속속 준비해 왔다. 앞서 당국은 2022년 8월 온라인 예금 중개업 시범운영 방안과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방안을, 그해 11월에는 대환대출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다.

대출 조건 비교부터 이동까지 15분 만에 원스톱으로 이동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지난 5월 31일 개시 이후 8일만에 1만4137건, 3650억원이 이동한 상태다. 저축은행에서 은행 및 카드사로, 은행에서 은행으로 대출한도나 금리 등이 옮겨가는 가운데 12월 말에는 주택담보대출로 대환대출 대상을 늘리기로 했다.

신 국장은 “앞으로도 개별은행들이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대출상품뿐 아니라 좀 더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취할 것”이라며 “주담대의 경우에는 모바일에서 원스톱으로 처리되기 어려운 데다 소비자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업권과 플랫폼 기업들과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1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에서 ‘플랫폼, 금융의 판이 바뀐다’의 주제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예금, 보험비교 플랫폼을 통한 경쟁촉진 의지도 컸다. 다만 상품별 특성을 고려해 플랫폼 서비스의 범위와 폭을 확정할 예정이다.

조만간 순차적으로 개시되는 예금 비교 플랫폼은 등 총 9개 기업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이달에도 16개 기업이 추가로 서비스 신청을 해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그는 “예금의 경우 적극자산이라는 점에서 금융사고, 보이스피싱 우려가 크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제도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또한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고 소비자가 선택한 보험사와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올해 말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보험의 경우 구조적 특성,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과의 관계 등도 고려해야한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소비자의 비합리적인 선택을 이끄는 요소도 과감히 정리해 가겠다고 했다. 그는 “플랫폼의 알고리즘, 수수료 등을 챙겨보고 있다”며 “초기에 플랫폼 서비스 시행에 있어 한도를 두고 관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플랫폼은 ‘상생’ 관계…소비자 효능 더 높아져”

임수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 부행장이 1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 토론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신 국장의 발표 직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순기능 ▷금융사와 플랫폼 간의 상생 ▷소외되고 있는 중소 핀테크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됐다. 향후 은행과 거대 플랫폼, 그리고 핀테크가 각자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은행을 대표해 토론에 참석한 임수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 부행장은 대환대출 플랫폼의 순기능으로 은행의 거래 활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임 부행장은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비교 플랫폼, 대출 이동 시스템이 위협적인 인프라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오히려 은행이 갖고 있는 플랫폼을 좀 더 경쟁력 높게 만들고 편의성을 높이면 고객이 머무르게 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존에 플랫폼 경쟁력을 통해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 토론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금융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대출 상품 탐색비용을 줄이고, 대출 승인율은 높이는 한편 대출 한도 증액·금리 인하 등의 효익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64개 업체의 모든 대출정보를 일일이 확인한다면 하루 꼬박 새워도 하기 힘들 것”이라며 “카카오페이를 통해 2분 만에 대출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를 통한 대출 승인율은 73%에 이르고, 2.1배의 증가된 한도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서래호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총괄 책임리더는 금융사와 플랫폼 간의 관계는 ‘상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책임리더는 “플랫폼과 금융사의 관계를 경쟁이 아닌 상생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융소비자의 후생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반자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소비자와 금융사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는 차집합이 존재하는데 플랫폼이 이 차집합을 채워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래호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총괄이 1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 토론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조현준 핀크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 토론세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핀테크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조현준 핀크 대표는 거대 은행과 빅테크가 아닌 핀테크가 처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조 대표는 “시장 논리에 따라 어쩔 수 없지만 대환대출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건 은행상품”이라며 “은행 입장에선 당연히 고객기반이 큰 플랫폼들과 먼저 연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을 먼저 개척해 온 핀테크 입장에선 상당히 아픈 얘기”라며 “임직원들과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개척하는 걸 잘해보는 게 어떠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국장은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혁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는 “거대 기업과의 경쟁이 여의치 않은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라 4년 동안 운영하고 판단받을 수 있다는 장치가 있다”고 말했다.

각 패널은 향후 은행·플랫폼·핀테크가 각자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신한은행은 서비스형 뱅킹(BaaS)을,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마이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핀크는 대출 중개 서비스의 자동화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신 국장은 “디지털 금융이 국민에 편익을 주기 위해선 뒤에 있는 제도적 개선이 지속돼야 한다”며 “정부는 제도적 요소가 디지털 혁신을 어렵게 하면 곤란하다는 문제제기를 가지고 대부분의 영역에서 업계와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ucky@heraldcorp.com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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