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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격의 일학개미…日증시 거래량, 사상 최초 中·홍콩증시 넘어 亞 1위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123rf]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인 일본 증시에 대한 ‘일학개미(일본 증시 소액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뜨겁다. ‘바이 재팬(Buy Japan)’ 붐을 타고 일본 증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건수(매수+매도건수)가 한 번도 넘지 못했던 홍콩 증시는 물론, 2015년 이후 줄곧 뒤쳐졌던 중국 증시까지도 넘어섰다. 일본 증시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아시아 1위 투자처로 급부상한 것이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투자자들이 10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자동차·반도체주(株)를 중심으로 한 ‘대형 우량주’가 상승장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강력한 주주친화 정책과 엔(円)화 약세 국면이란 호재까지 이어지면서 한동안 일본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33년 만에 최고’ 닛케이지수, 올해 상승률 30.21%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지난 14일 종가 기준 33,502.4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버블(거품) 경제’ 시기였던 지난 1990년 3월 9일(3만3993.99포인트) 이후 3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닛케이지수는 올해만 벌써 30.21%가 오르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증시와 비교했을 때 아르헨티나(87.4%)에 이어 2위다. 한국(17.2%)은 물론 미국(3.84%), 중국(4.38%), 독일(15.79%), 프랑스(10.56%), 영국(0.98%) 등에 큰 격차로 앞서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지수를 끌어올린 주역은 대형 우량주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 도요타 주가는 연중 28.71%나 올랐다. 최근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오는 2027년부터 투입한다고 선언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닛케이) 신문은 “자동차 종목에 대한 매수 움직임이 6월 들어 확산 중”이라고 했다.

올 들어 각각 58.08%·137.48% 주가가 오른 도쿄일렉트론·아드반테스트 등 반도체 관련주 역시 증시를 이끄는 주도주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반도체주는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의 수혜주”라며 “미국·유럽 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가가 반도체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강화하면서 일본 산업재 기업의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 기대감도 호재”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강력한 ‘주주친화’ 정책 역시 일본 증시를 밀어 올리는 주요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일본 상장사가 지난달 발표한 자사주 매입 계획은 총 3조2596억엔(약 29조5613억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기업 실적 회복 등 경제적 요인 외에도 도쿄증권거래소가 지난 3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을 밑도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제출하라 요구한 점도 연이은 자사주 매입 발표에 큰 영향을 미쳤다.

2Q 日 주식 보관액 4조338억원 ‘사상 최고치’

뜨겁게 달아오른 일본 증시에 ‘일학개미’들도 전력을 다해 뛰어드는 양상이다.

헤럴드경제가 한국예탁결제원 ‘외화증권예탁결제 시장별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일본 증시에 대한 거래건수는 2만9648건으로 홍콩(2만5824건), 중국(2만4903건)을 한꺼번에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자료 열람이 가능한 2011년 이후 일본 증시 거래건수가 홍콩·중국을 동시에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올해 2분기 순매수액에서도 일본 증시는 약 4863만달러(약 623억원)로 순매도세를 기록한 홍콩(-5640만달러· -723억원), 중국(-2326만달러·-298억원)을 앞섰다.

일본 증시만 따로 떼놓고 봤을 때도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보관금액은 올해 2분기 31억4454만달러(약 4조338억원)로 2011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닛케이지수는 2만8000포인트를 중심으로 오르내리며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며 “2분기 들어서만 20%가 넘게 수직 상승한 덕분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일본 증시로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내년 1분기 닛케이지수 3만8000선 오를 것”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상승세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학개미들의 행렬 역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내각이 친(親)기업 정책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는 점 ▷대형수출주에 유리한 엔화 약세 국면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등은 닛케이지수에 호재다.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의 이치카와 마사히로(市川雅浩) 전략가는 일본 경제가 디플레이션을 벗어나고 있다면서 “내년 1분기 닛케이지수가 3만80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3만4000~3만5000선까지 연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증시는 모멘텀이 꺾이고 미국은 비싸다”며 “일본은 자사주·배당 정책 등으로 예전과 다르게 상대적 투자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 금등세가 1995년, 2003년, 2013년과 같은 국면을 이어갈 경우 추가 상승률은 현시점 기준 40~80%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급등세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단기 조정 시점을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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