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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부자 만든 종잣돈은 7.5억…46세에 금융자산 10억 부자[더 리치 서울]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부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수년간 거침없이 상승하던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 후 횡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자산가들의 최근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지난 15일 ‘질서의 재편, 새로운 길’이란 주제로 ‘헤럴드 금융·부동산포럼 2023’을 개최하며, 우리금융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서울 자산가들의 생각, 더 리치서울’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 첫 회차 보고서에는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이상·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300명 부자들의 생각이 담겼다. 헤럴드경제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5명의 자산가들의 심층인터뷰도 함께 진행했다.

부자들의 생각은 투자의 정답이 아닐지라도, 돈이 모이는 곳에 대한 참고가 될 수 있다.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지금 형성된 자산은 제가 만든 것보다는 다 증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지금 가진 주식도 (자녀에게) 증여하기 위한 거죠”(자산 110억원 보유 30대 남성 A씨)

평균 자산 68억원 ‘서울 부자’들의 본격적인 자산 증식 발판이 된 시드머니(종잣돈) 규모는 평균 7억5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40%가량은 시드머니 마련에 증여·상속의 도움을 적잖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산 형성 과정이 이루어질수록 ‘부동산’의 자산 형성 기여도가 높아지고, ‘근로소득’의 기여도가 감소하는 현상이 포착됐다.

46세에 금융자산 10억 모은 ‘서울 부자’…사업소득, 증여·상속이 주된 발판

헤럴드경제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공동 발간한 ‘2023년 서울 부자 보고서(The Rich Seoul)’에 따르면, ‘서울 부자’들은 평균 7억5000만원을 현재 자산 형성의 토대가 된 시드머니로 꼽았다.

시드머니 마련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수단으로는 절반 이상이 본업 소득(사업소득 37%, 근로소득 24%)을 선정했다. 그러나 같은 질문에 ‘증여·상속’이라고 답한 비율(24%)도 적지 않았다. 그 외에는 부동산(7%), 금융상품(4%), 대출(3%) 등이 뒤를 이었다.

시드머니의 원천이 된 두 가지 주요 수단(1순위+2순위)을 묻는 항목에서는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증여·상속(38.3%)이 높은 비율로 상승한 것이다. 본업 소득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증여·상속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같은 응답에서 사업소득(52.7%)은 여전히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지만, 근로소득(34.3%)은 증여·상속에 비해 한 단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서울 부자들의 현재 자산규모는 시드머니의 평균 33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자산이 많을수록 시드머니 규모를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포착됐다. 예컨대 자산 10~50억원 부자들의 경우 평균 시드머니로 6억7752만원을 꼽았다. 그러나 자산 50~70억원 부자들의 경우 6억6931만원, 70~100억원 부자들은 7억7867만원, 100억원 이상 부자들은 10억7044만원을 자산 형성의 토대가 된 금액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이 시드머니를 토대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가 된 평균 나이는 만 46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 10억원 확보에 가장 크게 기여한 수단을 묻는 질문에는 역시 사업소득(39%)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 뒤로는 부동산(21%), 증여·상속(18%), 근로소득(12.3%), 금융상품(6%), 대출(3%) 순서였다.

근로소득으로 부자되기 힘들어…돈 많을수록 ‘부동산’이 중요

주목할 점은 시드머니 확보 수단 2위를 차지했던 근로소득의 부자 진입 기여 순위가 4위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자산 증식의 과정을 거칠수록, 근로소득의 중요도가 감소했다는 얘기다. 반면 시드머니의 원천 수단을 꼽는 문항에서 미미한 비율(7%)을 차지했던 부동산의 비중은 21%로 세 배가량 늘었다.

주요 수단(1순위+2순위)을 묻는 질문에서도 부동산(44%)은 높은 비율을 차지해 근로소득(25.3%)과의 차이를 벌렸다. 증여·상속(34%)이 그 뒤를 이었다. 사업소득(61.3%)은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시드머니와는 또 다르게, 사업소득의 바탕 위에 증여·상속과 부동산 투자를 통해 부자 진입을 이뤄낸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현재 자산 형성 과정을 묻는 질문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부자들은 현재 자산 형성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원천 수단으로 사업소득(38.7%), 부동산(25%), 증여·상속(21.7%) 등을 꼽았다.

결국 ▷시드머니 ▷금융자산 10억 ▷현재자산 등 ‘서울 부자’의 3가지 자산 형성 과정에서 사업소득(37%→39%→38.7%)과 증여·상속(24%→18%→21.7%)의 기여도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반면, 부동산(7%→21%→25%)의 비율이 높아진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근로소득은 8.7%로 단계를 거칠수록 크게 감소(24%→12%→8.7%)하는 양상을 띠었다.

한편 이러한 부동산 기여도는 강남 부자와 비강남 부자를 나누어봤을 때 다소 다른 추이를 나타냈다. 비강남 지역일수록 자산 형성 과정에서의 부동산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자산형성 원천 조합 1순위를 따져보면, 강남 부자는 사업+부동산(24.3%), 사업+증여(23.6%), 증여+부동산(10.1%), 근로+부동산(6.1%), 사업+금융(6.8%) 등이었다. 그러나 비강남 부자는 사업+부동산(36.8%), 사업+증여(15.8%), 근로+부동산(11.2%), 증여+부동산(8.6%), 사업+금융(4.6%) 순으로 사업+부동산을 택한 비율이 강남 부자에 비해 12.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자산 55억원가량을 보유한 ‘서울 부자’ A씨는 “지나고 나니 부동산이 재산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현금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고 금고에 넣어놓곤 했는데, 너무 멍청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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