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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 중반 2%대→연말 3% 내외 전망"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중반 2%대로 낮아졌다가 이후 다시 높아져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한은은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정점을 기록한 이후 둔화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폭 낮아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향후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기저효과 영향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상반기 중 뚜렷한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1~5월 상승률(전년동기 대비)은 4.2%로 지난해 하반기(5.6%)에 비해 크게 낮아졌으며 연초 5.2%에서 5월 3.3%로 빠르게 둔화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석유류가격의 기여도가 지난해 하반기 0.72%포인트에서 올해 상반기 -0.50%포인트로 크게 축소된 데서 비롯됐다. 석유류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던 국제유가가 지난해 중반 이후 글로벌 경기 부진 등으로 안정되면서 빠르게 축소됐다.

[제공=한국은행]

반면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과 서비스물가는 경직적인 흐름을 이어갔으며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오름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의 기여도 변화를 보면 서비스(2.16→2.01%포인트)가 소폭 축소된 데 반해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 1.66→1.75%포인트)과 전기·가스·수도(0.63→0.88%포인트)는 다소 확대됐다.

석유류 제외 공업제품의 경우 최근 섬유제품가격 상승률이 원재료비 인상, 대면 활동 증가 등의 영향으로 크게 확대됐으나 가공식품가격 상승률은 올해 3월부터 높은 수준에서 둔화세를 보였다. 전기·가스·수도요금은 전기요금(1월, 5월)과 도시가스요금(5월)이 인상되면서 큰 폭으로 올랐다.

서비스의 경우 공공서비스물가가 1% 내외의 낮은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완만한 집세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는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여전히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당폭 웃도는 수준이다.

근원물가는 더디게 둔화…소비자물가 상승률 상회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지난해 말 이후 둔화하고 있지만 둔화 속도는 매우 더디다. 올해 상반기 중 근원물가 상승률은 4.0%로 지난해 하반기(4.1%)에 비해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월별 흐름을 보면 1월 4.1%에서 5월 3.9%로 더디게 둔화하면서 4월 이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다.

근원물가는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파급영향 지속과 양호한 서비스 소비 및 고용 흐름 등의 영향으로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반경까지 소비자물가에 비해 더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근원물가는 상당기간 목표수준(2%)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공=한국은행]

근원물가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집세가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품과 서비스(집세 제외)는 경직적 흐름을 나타냈으나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다. 집세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CPI) 내 월세가 0%대의 낮은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 매매거래 위축 등으로 CPI 내 전세 오름세도 0%대로 낮아졌다.

관리물가를 제외할 경우 근원물가 상승률은 4%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근원물가 내 관리물가 상승률이 공공서비스를 중심으로 다른 근원물가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 3%대로 하락

근원물가 외에 조정평균물가, 가중중위수물가, UIG 등 기조적 물가도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 전월 대비 상승률이 +0.05% 상회 시 1점, -0.05~0.05%인 경우 0.5점, -0.05% 하회 시 0점을 각각 부여한 후 가중합산한 근원물가 확산지수는 올해 들어 외식을 중심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이 5%를 웃도는 근원품목의 개수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일반인 단기(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지난해 4분기 4.4%에서 올해 5월 3.5%로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구매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 상승률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는 데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6월 현재 2.0%로 물가목표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국채 금리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인 BEI(10년물 기준)는 2%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제공=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 중반까지 둔화"

향후 물가에 영향을 미칠 여건으로는 국제유가와 서비스소비, 정부 정책 등이 있다.

국제유가는 하반기 이후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 계절적 수요 등으로 완만한 상승 압력을 받겠으나 주요국 경기 부진 지속, 통화 긴축 강화 우려 등이 하방

리스크로 잠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제식량가격의 경우 곡물가격이 지난해 2분기 고점 대비 크게 낮아졌으나 설탕 및 육류 가격 불안정, 엘리뇨 등에 따른 이상 기후, 러-우 곡물수출협정 중단 가능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서비스소비가 하반기 중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임금 오름세는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대면서비스 부문이 여행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크게 개선되고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근원물가 전가가 지속될 경우 근원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제공=한국은행]

정부 정책은 하반기 대중교통요금 인상,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 등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되거나 전기·도시가스요금이 추가 인상될 경우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근원물가 상승률을 하회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향후 물가 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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