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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큰 부자일수록 ‘공익 가치’ 과감히 소비 [헤럴드 ‘더 리치 서울’ 보고서]
봉사활동 사회공헌 긍정 인식
“부모님 기부 많이 해” 대물림

“부자의 조건에는 사회적 지위도, 직장의 인지도도, 학력 수준도 필요 없는 것 같습니다. 부자의 진짜 조건은 비즈니스 인맥과 봉사활동, 그리고 기부라고 생각해요. 제 주변에 돈이 많은 분들은 다 봉사활동을 하시더라고요”(90억원 자산가 40대 A씨)

서울에 사는 부자는 공익적 가치가 있는 곳에 더 과감히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의 규모가 더 클수록, 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소비보다는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대상을 사들이는 ‘가치소비’의 비중이 더 높았다. 부자의 조건을 인지도나 학력이 아니라 봉사활동이나 기부 등 사회공헌활동 여부로 꼽는 인식도 확대되고 있었다.

▶자산 규모 클수록 친환경·돈쭐 등 ‘가치소비’...플렉스는 비중 적어=16일 헤럴드경제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더 리치 서울(The Rich Seoul) : 2023년 서울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 성향을 목적에 따라 6가지로 구분한 결과 자기보상형(23.7%)과 가치소비형(22.3%)이 가장 높았다.

자기보상형 가치란 상품·서비스 구매를 통해 심리적 보상이나 만족을 얻는 유형을 의미한다. 90억원 자산가 40대 A씨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난 다음부터는 자식을 위한 자기보상형 소비를 하고 있다”며 “이를테면 아들이 캐나다에 가고 싶다고 했을 때 ‘갈 때 비즈니스 타고 가서 좋은 호텔에서 자자’는 식의 만족스런 소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높았던 가치소비형은 사회·공익적 가치가 있는 곳에 과감히 소비하는 걸 의미한다.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거나, 정의로운 행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는 등 ‘돈쭐(돈+혼쭐)’내는 행위가 가치소비에 속한다. 특히 가치소비형은 자산규모가 늘어날수록 그 비중이 늘었다. 10억~50억원 규모의 자산가들 사이에선 19.8%에 불과하던 가치소비형 비중이 70억~100억원 사이에서 25%, 100억원 이상 자산가 사이에선 31.1%에 달했다.

반면 나만의 가치관과 개성·여유 표현을 위해 자유롭게 소비(플렉스)하는 자기표현형 소비의 경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7%에 그쳤다. 자산규모 10억~50억원에서 8.9%, 50억~70억원 3.2%, 70억~100억원 6.7%, 100억원 이상 8.9%로 자산 규모에 따라서도 별 차이 없었다.

임재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자산이 많을수록 사회나 공적 가치가 있으면 과감히 소비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부자라면 기부해야” 사회공헌도 대물림=서울 부자들의 경우 ‘기부’ 행위를 부자의 필수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자산가의 경우 부모 세대의 사회공헌 활동을 보고 영향 받아 이를 지속해 나갈 의향을 내비쳤다.

30억원의 자산규모를 가진 30대 유모씨는 “부자가 가져야 할 태도는 기부라고 생각한다”며 “부모님이 지속적으로 기부를 많이 했고, 재산도 일정 부분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셨다. 결국 부모님 영향 같다”고 말했다.

자산규모 27억원의 30대 정모씨 역시 “기왕이면 자산을 통해 의미 있는 일을 하지 자식한테 물려주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빌 게이츠처럼 재단을 만들면 좋겠지만 금융의 패러다임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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