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년 한국예탁결제원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제공]

올해부터 한국예탁결제원 임원의 임기가 3년에서 2년으로 1년 짧아진다. 예탁원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만큼, 신속한 경영 성과를 도출하고 이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예탁원 임원의 임기 단축을 반영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예탁원 전무이사와 이사의 임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게 골자다. 예탁원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경영성과를 높이고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단, 1년 단위의 연임은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이번 정관 개정을 통해 임원들은 임기 내 성과를 토대로 연임을 결정짓게 된다. 해당 정관은 지난 4월 26일부터 시행됐으며 현재 재임 중인 임원의 임기는 기존 3년을 따르기로 했다. 이번 안건은 지난 4월 법무부와도 협의를 마쳤다.

예탁원이 스스로 임원의 임기를 단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탁원은 2007년 당시 임원 임기를 3년에서 2년으로 줄인 이력이 있지만, 이는 준정부기관 지정에 따른 후속조치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관장 임기는 3년, 이사·감사 임기는 2년으로 규정됐다. 이후 예탁원은 2015년 2월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되면서 임원 임기를 3년으로 되돌렸다.

이번 임기 단축은 이순호 사장이 취임한 이후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느슨해진 전열을 다시 가다듬겠다는 이순호 사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예탁원은 ‘시장성 기업’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큰 숙제가 있다. 이를 위해 이 사장 취임 직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 ‘미래비전실(TF)’을 신설하고 공모 절차를 통한 본부장도 선임했다.

예탁원은 ‘혁신금융 인프라’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간 예탁원은 1974년 설립된 이후 증권 등의 집중예탁과 계좌간 대체(결제업무) 등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앞으로는 ‘디지털 자산’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다 적극적으로 쫓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토큰증권 플랫폼을 구축하고 외국인의 우리나라 국채 투자를 돕기 위한 통합계좌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