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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 뿐 아니다’ 재료값 하락에도 빵·과자 등 물가 천정부지 [홍태화의 경제 핫&딥]
국가통계포털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분석
밀 값 대폭 떨어졌지만 가공식품 가격 그대로
밀가루 물가도 여전히 10%대 상승세 보여
빵 11.5%·스낵과자 10.5%·파이 12.4% ↑
13년 전 MB 정부 때도 똑같은 상황 펼쳐져
정부, 밀값 하락에 가격 조정 강력하게 요청
라면업계 선두 호응 이후 제과·제빵으로 퍼져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밀 등 재료값이 크게 하락했지만, 가공식품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빵·과자 등의 5월 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10% 이상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오를 땐 앞다투어 가격을 올렸지만, 하락세에 들어섰을 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밀가루 물가도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밀가루 가격은 외식 등 먹거리 물가 전반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정부도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우선은 라면이지만, 이후 가격 조정 흐름이 제과·제빵 업계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13년 전에도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정부가 가격 조정을 요청하자, 라면 업계가 먼저 호응했고 이후 제과·제빵으로 퍼졌다.

22일 국가통계포털(KOSIS)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동월비에 따르면 5월 밀가루 물가는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10.0% 상승했다. 지난해 5월에도 26.0%가 올랐는데, 또 올랐다. 기저효과를 상쇄하는 오름세가 나타난 셈이다.

밀가루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외식 물가도 덩달아 잡기 어려워진다. 외식 주요 재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부침가루도 16.4%, 파스타면도 19.6% 올랐다.

과자류 물가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5월 케이크 물가는 9.6%, 빵은 11.5%, 스낵과자 10.5%, 파이 12.4% 올랐다.

밀 가격이 절반 가량으로 떨어진 상황 속에서도 관련 가공식품 물가는 이미 오른 가격을 고수하는 셈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5월 국제 밀 가격은 톤당 228달러로 1년 전(419달러)보다 45.6% 떨어졌다.

13년 전 이명박(MB) 정부 당시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정부가 직접 나서 가격 자제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서민 먹거리 물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010년 1월 설 민생 대책을 발표하면서 당시 밀가루 가격이 내려간 점을 근거로 들며 식품업계와 협의에 나선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접 나서 제과·제빵 기업 등의 독점력 남용 여부를 조사키도 했다.

결국 2010년 식품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2010년 1월 삼양식품은 5개 주요제품의 가격을 2.9~6.7%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이후 제과·제빵 기업인 오리온과 롯데웰푸드(당시 롯데제과) 크라운해태·SPC·CJ푸드빌 등이 인하에 동참했다.

이번 정부도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 MB 정부 때처럼 우선은 라면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지난해 9~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제 핫&딥’은 경제 상황과 경제 정책 관련 현안을 보다 깊고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경제 상황 진단과 전망은 물론 정책에 담긴 의미와 긍정적·부정적 여파를 풀어서 씁니다. 부작용이 있다면 대안을 제시하고, 또 다양한 의견을 담겠습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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