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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 모두 반도체株가 대세라는데…'박스권' 삼성전자는 왜?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최근 미국과 일본 증시는 단기 과열 우려가 제기될 만큼 ‘반도체’ 강세장이 펼쳐지고 있지만, 국내 대장주는 좀처럼 그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해외 경쟁사에 비해 인공지능(AI) 강세 수혜를 비교적 못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올 4분기부터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것으로 보고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美·日 모두 ‘반도체’ 강세 랠리=22일 KG제로인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74% 하락한 430.4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하면서 소폭 조정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인공지능(AI) 특수에 힘입어 2배 이상 폭등했으며 반도체 업체 사상 최초로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일본 증시도 반도체가 대세다. 일본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은 전날 도쿄증시에서 주가 2만560엔(약 18만7400원)과 시가총액 9조6968억엔(약 88조38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1만1000엔 대까지 내렸던 주가는 8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뿐만 아니라 이달 들어 일본 2위·3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드반테스트, 스크린홀딩스도 모두 약 11% 올랐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대장주는 박스권 장세에 갇혀서 흐름에 편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장중 7만27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연일 7만원 초반대를 맴돈다. SK하이닉스도 11만원선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주들의 몸값은 삼성전자 주가의 비교 잣대가 되기 마련인데, 비교적 흐름을 못 쫓아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중소형 반도체 장비주로 투심이 넘어간 분위기다. 이달 들어 레이크머티리얼즈 59.3%, 프로텍은 45.6%, 한미반도체 13.2% 올랐다.

▶삼성전자 PER, 동종업계 밑돌아=주가수익비율(PER)도 국내 업종 평균 이하로 낮아진 상태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 상대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PER은 10.64배로 국내 동일 업종 12.4배를 밑돈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엔비디아와 AMD는 각각 224.96배, 464.20배로 집계된다.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역시 20.46배, TSMC 14.81배로 삼성전자를 앞선다. 올해 추정이익까지 끌어오면, 삼성전자의 PER은 40배 이상으로 올라선다. BNK투자증권(51.4배), 현대차증권(49.4배), KB증권(43.2배) 순으로 전망됐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가 강세를 달린 건 ‘AI 칩’ 영향이 큰데, 주로 비메모리 산업에 속한다.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도 함께 강세를 달린 이유”라며 “하지만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국내 반도체는 아직 AI와 직결된 부분이 HBM 등 한정되다 보니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AI 사업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9월 고대역폭메모리(HBM) 대량 양산을 통한 AI 서버 시장의 본격 진입과 파운드리 사업 가치를 고려하면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올렸다. 다만, AI 수요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키움증권)”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반도체주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며 부지런히 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사흘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7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삼성전자는 57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52.59%로 1년10개월 만에 가장 높다. SK하이닉스 보유 비중은 51.9%에 육박해 2019년 9월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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