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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치’까지 넘은 위안화 약세, 원달러 환율 발목 잡나?[머니뭐니]
중국 경제 회복 둔화에 위안/달러 환율 상승세 전망
원/달러 환율 1300원대 등락…달러 추이 주목
위안/달러 환율이 7개월래 최대로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7개월만에 최대로 떨어졌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7위안을 넘는 것을 ‘포치(破七)’라 하는데, 이미 포치도 넘어섰을 뿐 아니라, 중국 정부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통하는 달러 당 7.25위안도 넘어설 태세다.

위안화 약세는 원화가치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대상이다.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 역시 최근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1300원대로 뛰어 오른 상황이어서 위안화 약세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다만 위안화 약세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 경제 반등 기대감에 위안화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에 여전히 중국에 대부분 수출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위안화 약세에 원화 가치도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위안화 가치 7개월래 최저…‘경기침체·금리격차’ 영향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오전 9시 54분께 7.2495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달러 환율은 올 들어서만 4% 넘게 상승했다.

이는 중국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 기대감에 비해 회복이 더딘 데다 최근 경기 침체로 들어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지난 25일 분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경제 회복이 부진하다며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를 5.5%에서 5.2%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도 중국 GDP 성장 전망치를 6%에서 5.4%로 끌어 내렸다.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선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달러가치는 지난해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물가 하락세 둔화에 따른 추가 긴축 가능성 영향으로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오는 28일(현지시간)과 29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유럽중앙은행(ECB) 포럼 연설에서 매파(금리 긴축 선호) 의지를 다시 보일 경우 달러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중국의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높여온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행보다. 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화폐 가치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통화정책 차별화가 위안화 약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은 전반적으로 리오프닝 회복세에 대한 의구심이 얼마나 거둬들여질지가 관건”이라며 “중국은 오히려 물가 하락을 우려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위안화 약세, 원달러 환율에도 영향 미치나

위안화 약세는 원화 가치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원화와 위안화 가치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 일본 엔화 역시 약세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원화 가치만 오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일시적인 것”이라며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국제결제은행에서 실효환율을 추정할 때 중국 비중이 34%로 미국 비중(13%)보다 훨씬 높다. 이런 것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원화는 중국 위안화와 중기적으로 계속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는 다만 향후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환율은 앞으로 한 두 달 단기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반기 들어 중국 경제 리오프닝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소비 중심으로 어느 정도 회복되면 위안화와 원화 모두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과의 동행성이 약화되는 디커플링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부터 무역수지가 일부 개선되고 반도체 경기 반등 기대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추가 긴축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1300원대까지 오르기는 했지만, 달러 대비 가치가 크게 떨어진 중국 위안화와 엔화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강세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위안화와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하반기까지는 중국 경제가 어려워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예전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경제적인 연관성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따라 원화와 위안화의 동행성이 떨어지고, 오히려 미국의 고용지표와 물가 지표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얼마나 강화될지 여부와 국내 반도체 경기 회복 정도가 원/달러 향방을 가를 것이란 설명이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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