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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오는 ‘슈퍼 엘니뇨’...보험株 호재일까 악재일까
KRX보험업종지수 전달比 3.3%↓
실적·주가 영향 놓고 전망 엇갈려

올 여름 슈퍼 엘니뇨 발생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대규모 자연재해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보험주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 보험업종지수는 한달 전보다 3.3% 하락한 1473.19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9일 장중 24만5000원까지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지금은 22만6500원으로 약 7.6% 후퇴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5월 11일 3만8700원에서 21.6% 떨어져 3만350원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섭씨 0.5도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이 경우 전체 지구의 온도를 0.2도를 높여, 일부 지역의 가뭄과 폭우를 유발하는 등 이상기후가 나타난다.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섭씨 2도 이상 높은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슈퍼 엘니뇨가 발달하면 예년보다 심한 폭염·폭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오는 9월까지 슈퍼 엘니뇨가 시작할 확률이 8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손해보험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 엘니뇨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엘니뇨 발달 시기 남부 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강수량과 강수일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진다. 다만 폭우에 의한 피해정도가 보험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증권가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상기후로 인한 자동차·일반보험 관련 사고율 상승과 침수 피해 발생으로 인한 손해율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BBA(Building Block Approach·일반모형) 손익에 얹혀지는 PAA(Premium Allocation Approach·보험료배분접근법) 손익의 특성을 감안하면 과거 대비 손익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자동차·일반보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메리츠화재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고, 증권손익으로 보험손익을 상쇄할 수 있는 메리츠금융지주를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상반된 의견이 다른 증권사에서 나왔다. 하나증권은 경험적으로 자연재해의 발생이 손해보험사의 실적과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가장 영향이 큰 자연재해는 태풍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매미(2003년)나 힌남노(2022년) 태풍 때에도 재보험 출재와 사업비 관리 등을 통해 실적이 오히려 전년대비 증가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가도 대부분 올랐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보다 손해보험사들의 장기보험 비중이 상승한 점과 피해예측·대비능력 향상을 고려하면 자연재해에 따른 재산 피해액 규모는 점차 감소하고 있어, 엘니뇨 발생에 따른 과도한 우려는 기우라는 것이다.

일례로 DB손해보험은 슈퍼 엘니뇨에 따른 집중호우로 발생할 수 있는 차량 침수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침수예방 비상 대응팀’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침수 다발지역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고객에게 차량이동을 사전 안내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연계를 통해 전국 상습 침수지역을 파악해 위험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재보험 가입에 따라 각 보험사별 손익 영향은 200억원 내외 수준에서 제한될 전망되지만, 그럼에도 사고가 잇따를 경우 보험사 비용부담이 커지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재보험으로 손해를 보전해 왔지만, 일정금액이 넘는 대규모 손해가 나면 보험사의 재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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