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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차전지 PEF서 ‘6조’ 수혈..롯데·SK그룹, 조 단위 성사
고밸류 우려 속 자금 조달 성공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2차전지 업종에 꾸준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투자 경쟁 심화로 인한 ‘고밸류에이션’ 우려에도 에코프로그룹 등 주요 기업이 자금 조달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까지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형태로 거래된 자금이 6조원을 넘어서는 등 자금 수요가 큰 2차전지 기업과 유동성이 풍부한 PEF의 상부상조 딜이 지속될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2차전지 관련 기업의 M&A와 투자 유치 금액은 6조2289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와 SK온이 조 단위 거래를 끌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재무적투자자(FI) 대상 지분유치가 아닌 경영권이 거래돼 시장 주목도가 높았다. 올해 3월 롯데케미칼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구주 53.3%를 2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관련 내용 공시 시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코스피 거래가 대비 67% 상당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롯데그룹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 제조 역량을 갖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승부수를 띄웠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SK온도 올해 총 1조985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물론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을 주주로 확보했다. 여기에 카타르투자청(QIA), 사우디국립은행(SNB)의 자회사 SNB캐피탈 등 해외 자금도 모집했다.

연초부터 투자유치에 나섰던 에코프로그룹은 지난달 8010억원어치 자금 모집을 마쳤다. 양극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은 44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이 가운데 2000억원을 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인수한다. 이밖에 IMM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SKS프라이빗에쿼티 등 다수의 PEF가 투자에 참여했다.

에코프로비엠 CB의 쿠폰금리는 0%로 책정됐다. 그만큼 에코프로비엠 입장에서 차입에 따른 이자비용 지출 부담이 줄어든다. 앞서 싱가포르 소재 투자자 대상으로 6629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던 엘앤에프는 연간 2.5%를 지급해야 한다. 엘앤에프는 2차전지 양극활물질 제조사로 에코프로비엠과 비교기업으로 묶이는 곳이다.

시가 대비 할증률은 엘앤에프가 우호적이었다. EB의 교환가액에 시가 대비 30% 프리미엄을 인정받았으며 에코프로비엠의 CB 전환가에는 할증률 10%가 적용됐다. 단순 비교하면 액면가보다 비싸게 EB를 발행한 엘앤에프가 보다 넉넉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에코프로그룹 내 리튬 소재 가공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도 3610억원 규모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인수자 명단에는 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됐다.

전기차 산업의 성장성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이견은 없지만 현재 밸류 수준은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실제로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이번 CB 발행가격 27만5000원과 올해 3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을 고려한 전체 기업가치(EV)는 28조원에 육박한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올해 에코프로비엠의 연결 EBITDA가 6000억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EV/EBITDA 멀티플이 40배를 초과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예상 EV/EBITDA가 30배 수준인 점과 비교하면 과도한 측면이 있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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