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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7.2층에 물 탔는데 6층이네요”…호실적 이긴 ‘매’서운 연준 [권제인의 일‘주’읽]
[AP]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지난주 월요일 2600선을 넘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코스피가 금요일엔 2520선까지 고꾸라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예상외의 호실적을 공개했지만, ‘8만전자’가 아닌 ‘6만전자’로 되레 돌아간 모습입니다.

코스피를 끌어내린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고 미국의 고용 지표도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서둘러 자금을 회수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상회…“반도체 업황 바닥 지났다”
삼성전자 2분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코스피는 지난주보다 1.46% 하락한 2526.71로 장을 마쳤습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월요일 7만3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금요일에는 6만990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가 금요일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아한 모습입니다. 삼성전자는 확정 실적을 발표하기에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하는데요, 2분기 영업이익이 연결기준 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5.74% 감소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크게 상회하는 기록입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8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812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에 시장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확인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 실적도 개선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정확한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증권가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4조원대 규모 적자가 났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3분기부터는 반도체 적자 규모가 축소되고 이르면 4분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뜨거운 고용에 매서운 FOMC 의사록까지…긴축 이어지나
미 성조기가 걸린 월가 전경.[로이터]

그럼에도 코스피와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한 원인으로는 미국의 강한 고용이 꼽힙니다.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전날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긴축 연장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습니다.

목요일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6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49만7000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2만개)를 두 배 이상 넘기는 수치입니다.

‘뜨거운 고용’은 연준이 1년간 가열차게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미국 고용시장이 진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마침 이날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우려하면서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목표 달성을 위해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 공개된 6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 역시 긴축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일부 참석자는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선호하거나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외국인은 한 주간 코스피에서 26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습니다.

외국인, 31번째 순매도…삼성전자 편애 끝나나

특히, 편애를 이어가던 삼성전자를 금요일 순매도한 점도 눈에 띕니다. 외국인을 올해 들어 5월까지는 코스피를 크게 순매수하다가 6월 들어 순매도 전환했는데요. 다만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꾸준한 구애를 보내왔습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목요일까지 127거래일 중 단 30일만을 순매도했는데요. 이에 삼성전자는 열 차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그런데 금요일 852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31번째 순매도일 기록을 세웠습니다. 기관 역시 2221억원을 순매도했고 이에 삼성전자는 6만원대로 하락했습니다. 개인은 3015억원을 홀로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습니다. 과연 다음 주에는 반도체 업황 바닥론이 다시 고개를 들지, 미국의 외풍에 흔들릴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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