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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제주도가 감귤·관광 도시라고?…영그는 친환경 첨단산업단지의 꿈
제주 최초의 산업단지…약 200개사 입주
친환경·모빌리티 내세운 2단지 조성 추진
제주영어교육도시, 유학비 1조 이상 아껴
신화역사공원 복합리조트 2단계 사업 나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1단지 내 제주혁신성장센터 전경. [고은결 기자]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MZ 직원이 필요한 대기업들은 JDC에 (입주해서) ‘이렇게 하고 싶다’, ‘워케이션을 하겠다’고 말합니다. 이미 입주한 카카오도 워케이션을 희망하는 직원들이 많아 더 확대해야겠다고 합니다.”(양영철 JDC 이사장)

‘제주도’와 ‘산업단지’는 언뜻 동떨어진 단어로 여겨진다. 그러나 제주도에는 카카오 등 유명 IT기업을 비롯해 바이오(BT), 에너지(ET) 등 신산업 분야 기업 약 200곳이 입주한 첨단밸리가 있다. 바로 지난 2004년 제주도 최초의 국가산단으로 지정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1단지다. 산단은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시키기 위해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조성했다.

지난 7일 제주시 아라동 일대 첨단과기단지 1단지 내 제주혁신성장센터에서 만난 양영철 JDC 이사장은 제주도가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이 입주할 만한 강점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의 성지가 된 것뿐 아니라, 기업 인센티브 및 교육 환경 등도 우수하다는 것이다.

양 이사장은 “1단지는 앵커 기업에 조성 원가 감면,지방세·국세 5년 면제 등을 파격 제공한 바 있다”며 “MZ 직원 수요가 필요한 대기업들은 JDC에 스스로 ‘(입주해서) 이렇게 하고 싶다’, ‘워케이션을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도는 IT, BT산업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인프라가 잘 깔려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국제학교는 제주도 최고 강점으로, 각 기업에서는 JDC가 인센티브로 국제학교에 정원 외 합격을 시켜준다고 하면 많이 올 정도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양영철 JDC 이사장이 7일 제주혁신성장센터에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은결 기자]

첨단과기단지 1단지 산업시설용지 분양은 100% 공급 완료됐으며, 지원시설 임대율은 96% 수준이다. 올해 1월 기준 입주 기업은 총 198개사,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7조936억원이다. 고용 인원도 3131명에 달하는 등 제주의 경제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입주 수요가 늘며 ‘친환경’과 ‘모빌리티’에 초점을 맞춘 2단지도 제주시 월평동 일원 84만8000㎡ 규모의 부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박성민 JDC 제2첨단팀 차장은 “감귤·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제주는 코로나19에 경제 환경이 많이 무너져, 2단지 추진 필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에너지, 콘텐츠, 문화 분야 등 산업 영역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2단지에선 건축물 신재생에너지 설비 등 친환경 요소 도입을 지원한다. 단지 내 주요 이동수단은 킥보드, 스쿠터가 되고 주요 간선도로에선 자율주행 셔틀을 운영한다. 재생에너지와 환경자원 재활용 분야, 전기차나 UAM 등 모빌리티 분야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지난해 말 2단지 조성을 위한 인허가를 완료했고, 단지 설계를 위한 실시설계를 시행 중이다. 부지 준공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고, 2단지 조성 시 약 1만2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부가가치는 약 7000억원, 생산 유발은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6일 찾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브랭섬홀 아시아’ 전경. [고은결 기자]

첨단산업단지가 기업 활동의 편의를 보장하는 국제자유도시의 핵심이라면, 교육과 관광은 국제자유도시 제주도만의 강점을 더욱 살려주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제주국제공항에서 서남쪽으로 약 1시간 남짓 이동하면 나오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 ‘브랭섬홀 아시아(BHA)’를 찾았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원의 379만㎡(115만평) 부지에는 국제학교, 외국교육기관, 영어교육센터, 주거 및 상업시설 등이 들어섰다. 현재 BHA를 비롯해 NLCS 제주, KIS 제주, SJA 제주 등 4개 학교가 개교했으며, 이들 학교 재학생은 총 4812명이다. 연간 기본 학비만 평균 3500만원에 달하며 연예인, 자산가 등의 자녀들이 다니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외 유학 대체를 위해 설립된 만큼, 그간 1조1196억원의 누적 유학수지를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4개 학교 충원률은 91.9%에 달하며, 입학 경쟁률이 치솟아 3개 학교를 추가 유치할 예정이다. 인근에 미치는 경제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이승호 교육도시처 부장은 “대정읍은 인구 감소지역이었는데 제주영어교육도시 조성을 통해 인구가 급격히 유입됐다. 활동 인구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만1000여명이며, 외국인 인구 유입도 이뤄졌다”며 “학생 1인당 제주 내 소득창출효과는 연간 약 4100만원이며, 직간접 소득창출효과는 총 197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6일 제주도 서귀포시 신화역사공원 내 회의실에서 신원국 JDC 휴양관광처장이 신화역사공원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고은결 기자]

이어 서귀포시 안덕면 일원 298만5000㎡ 부지의 신화역사공원을 방문했다. 총 사업비 3조6411억원이 투입된 이곳은 관광·문화·휴양·식음 등이 어우러진 한국형 복합관광단지다. JDC가 직접사업으로 추진하는 제주신화역사 테마공원(J지구)과 홍콩 람정그룹에서 개발한 복합리조트(A·R·H지구) 등이 주요 시설이다.

지난 2017년 복합리조트 1단계가 걔장됐으며, A·R·H지구 복합리조트는 2단계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달 중 R지구 콘도 67실을 착공하고, H지구 내 기승인 받은 콘도 181실에서 620실로 변경하기 위한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H지구 상가시설 내에는 대형마트 도입을 위한 토지이용계획 변경 관련 개발사업시행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제주신화역사 테마공원은 지난해 10월 보완계획 수립 용역에 돌입한 상태다.

신화역사공원은 투자 유치 측면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신원국 JDC 휴양관광처장은 A·R·H지구 람정그룹 투자 유치 규모는 3조853억원에 달한다”며 “2022년 기준 누계 2조1370억원의 투자가 실현됐고, 이 중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도 1조65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1200명 내외 고용을 창출했다”며 “향후 람정측 2단계 사업이 활성화되면 고용인원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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