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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성장 후수익’ 통했다...하나銀, 기업대출 성장률 10% 육박
상반기 타은행 2~3%와 대조

하나은행이 올 상반기 ‘선성장 후수익’ 전략을 펼치며 기업 대출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구가했다. 특히 수익성보다는 성장에 집중하며 공격적인 금리 정책을 펼친 것이 고객 확보에 주효했다는 전언이다. 시중은행 중 4등이었던 하나은행의 발빠른 변화에 다른 은행도 바짝 영업의 고삐를 쥐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기업 대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른 은행들은 상반기에 평균 2~3% 내외 기업대출 성장세를 기록한데 반해 하나은행은 10%에 육박한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2분기 들어 매월 3조~4조원 단위의 기업 대출 성장을 거듭, 다른 은행과 증가 폭 차이가 더 커졌다는 후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중 기업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성장률이 두드러진 효과도 있었다”며 “현장에서 직원들이 열심히 움직인 결과”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1등 DNA’를 강조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주문이 단초가 됐다.

올해 초 함 회장은 계열사별로 ‘1등 DNA’를 심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등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본업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며 발로 뛰는 영업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하나은행은 영업그룹에 영업본부를 신설하고 2016년부터 진행해온 허브앤 스포크를 과감하게 없애기도 했다.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몇개 점포를 묶는 점포 전략을 취했으나, 오히려 영업점의 실적 집중도가 분산된다는 판단이었다. 1분기에는 순이익 9707억원으로 은행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영업점 관계자들은 “사실상 상반기에는 수익성을 어느정도 양보한 상태에서 신규 대출을 진행해왔고, 고객 확보를 통한 부가 거래를 일으키는데 영업 전략을 둬왔다”며 “내부적으로도 일단 수익성보다 덩치 키우기를 우선하자는 ‘선성장 후수익’ 전략에 대한 공감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반기에 다른 은행들과 격차를 좁히며 덩치 키우기에 성공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리스크관리, 수익성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23%로 2022년 2분기 0.16%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기업부문 연체율도 지난 3월 0.26%로 1년째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1분기 연체율만 놓고보면 국민은행(0.20%)보다는 높지만 신한은행·우리은행(0.28%)보다 낮은 상태다.

앞으로가 관건이다. 성장 중심 전략을 통해 덩치를 키운 만큼 수익 성장이나 연체율 관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장 영업점 관계자들 또한 이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민 중인 상태다.

하나은행의 성장에 시중은행들도 대출 영업 고삐를 다시 쥐는 분위기다. A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경우 금리도 타 은행 대비 낮은 편이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공격적인 영업을 하면서 (우리가 제시할 수 있는 최소 금리보다도) 더 낮은 금리로 고객들을 확보하더라”며 “개인대출 시장이 주춤하면서 기업대출에 공을 들였는데 금리에서 밀려 빼앗기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 영업본부장은 “내부적으로 하나은행의 상반기 대출 성과를 보고 (우리도) 하반기에 성장 중심의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대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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