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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지에서 차분히 대기”…에코프로 개미 vs 공매도 ‘100만 고지戰’ 결과는? [투자360]
영화 '고지전' 포스터 [네이버 영화]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흥분은 금물. 차분하게 다음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괜히 진지에서 나서지 마시고 상황들을 미리 대비해 각자 적절한 대응을 하시기 바랍니다.” (온라인 에코프로 종목토론방)

2차전지 ‘대장주’ 중 하나로 떠오른 에코프로 주가가 ‘황제주’에 오르기 위한 ‘주당 100만원’ 선을 한때 넘었다 다시 내려온 후, 고지를 눈앞에 두고 등락이 반복되면서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는 주가 급등에 대한 ‘축포’를 터뜨리면서도 ‘공매도’의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14% 오른 9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지난 10일 장중 101만5000원까지 오르며 코스닥 종목 사상 다섯 번째로 100만원 선을 뚫었다. 동일철강이 2007년 9월 110만2800원을 기록한 이후 16년 만에 황제주가 나타난 것이다.

올해만 847.57%가 오르며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인 에코프로의 질주는 인터넷 주식 카페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똘똘 뭉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에코프로를 1조7202억원어치 순매수한 개인들의 결집은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세력을 ‘숏 커버링’에 몰아 넣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숏 커버링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투자한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주식을 사서 되갚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 상승 현상인 ‘숏 스퀴즈’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에코프로를 ‘황제주’에 육박하는 수준을 밀어 올렸다는 것이다.

연초(1월 2일) 540억원에 불과했던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액은 지난 7일 기준 1조2739억원까지 증가했다. 6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무려 23.6배가 증가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액은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1조3083억원)에 이어 2위다. 그만큼 에코프로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 운용사가 큰 손실을 보는 등 비상에 걸렸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홍콩 등에 자리 잡은 외국계 운용사가 에코프로를 ‘저격’하기 위한 특별팀까지 꾸려 공매도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보고, 더 큰 손실이 발생하기 전에 서둘러 숏 커버링에 나선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내내 이어진 ‘공매도 대전’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정면 승부 의지는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각종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공매도 척결”, “이 와중에 또 공매도 날리는 한심한 사모펀드, 더 크게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등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일각에선 에코프로를 둘러싼 포지션 전쟁이 장기전 양상에 접어들면서 결과는 자금 조달 능력이 더 큰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집요한 공세를 버텨낼 자금력을 개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한 달 새 1000% 넘는 폭등세를 보였다 지금은 4분의 1 토막이 난 미국 게임스톱과 에코프로를 비교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공매도 세력의 공세를 이겨내로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갖고도 시장에 안착한 셀트리온 그룹주의 예시도 있다”고 짚었다.

한편, 증권가에선 이미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이나 목표 주가 제시 등을 사실상 포기한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12일 에코프로 2분기 잠정 실적이 공개되면 일반적으로는 에코프로에 대한 분석 보고서가 나오기 마련이겠지만, 사실상 주어진 실적과 숫자들로는 도저히 주가가 설명되지 않는 상황 속에 보고서 발간을 포기하는 것이 답이 아니겠냐는 분위기가 더 우세한 것도 사실”이라고 하소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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