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문3재정비촉진구역 공사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박자연 기자]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건설사 공사 현장에 전 공정 동영상 촬영을 제안했다. 공사가 한창 진행되던 수도권 단지 지하주차장이 무너지고, 장마철 폭우에 누수 및 침수 피해를 겪는 신축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오 시장은 19일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3재정비촉진구역 공사 현장을 찾아 안전 상태 및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공동으로 시공해 4321가구 규모 이문아이파크자이로 지어질 계획이다. 오는 9월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에서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건축업계도 모든 현장이 불신의 대상이 돼 굉장히 불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지난해 7월부터 공공 공사현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동영상 촬영을 민간 공사 현장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를 계기로 부실시공 방지, 품질·안전 관리 혁신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100억원 이상 공공공사장에 대해 동영상 기록 관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건축, 도로, 철도 등 74개소가 이 지침을 따르는 중이다.

오 시장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점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데, 그때 가서 정확하게 어떤 부실이 이루어졌고 그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가려내는 방법은 저는 동영상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법 개정을 통하면 강제적 조치가 가능하지만, 오 시장은 국토부를 통한 건의는 미온적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법 개정이라는 건 국회에 들어가면 1년이 걸릴지 3년이 걸릴지 모르는 것”이라며 “법 개정 전에 건축업계 자율 결의로도 전 공정 동영상 촬영은 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오 시장은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최근 '순살자이', '통뼈캐슬' 등 시민들 사이에서 희화화되는 아파트 브랜드명을 언급했다.

이어 “모든 공정을 다 동영상으로 담는 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민간 건축물을 크기·층수·공사 종류와 무관하게 모든 공정을 동영상으로 기록해서 남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공사 현장에서의 필요성 때문에 동영상을 남길 수 없는 경우에는 예외를 규정하는 방식으로 관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건설회사들은 이런 저의 제안에 화답해 주시기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