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우리금융, 지점장 평가에 내부통제 경력 반영한다
반복된 횡령에 현장중심 방안도입
‘책무구조도’ 도입시기도 앞당겨
“인간본능 감지하는 시스템 만들것”

우리금융그룹이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늘려 영업 본부로 확대하는 등 현장 중심의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도입한다. 우리금융은 또 지점장 승진 평가에 내부통제 경력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이 입법 예고한 ‘책무구조도’ 도입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당시 최우선 경영 방향으로 제시한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의 일환이다. 촘촘한 내부통제에도 불구하고 각종 사건·사고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인간의 본능까지도 감지해 잡아낼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이같은 내용의 현장중심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도입한다고 20일 밝혔다.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크게 ▷내부통제 체계 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내부통제 역량 강화 등 세 갈래다. 우선 체제 개편의 핵심은 내부통제 전담인력의 1선 배치와 신사업에 대한 내부통제 검토절차 강화다. 우리은행은 이와 관련 이달 초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인력 33명을 최일선인 영업 본부에 신규 배치했다. 우리카드·종합금융·신탁과 다른 자회사도 하반기 내 배치를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또 이들에 대한 평가권을 준법감시인에 부여해, 담당인력의 독립성도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사업 추진 시에는 사업에 정통한 타 직원에게 위험을 교차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을 신설한다. 부서 준법감시담당자의 거부권도 명문화하기로 했다. 내부통제가 요식 절차에 그칠 수 있는 우려를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은 이와 함께 ▷내부통제 업무경력 필수화 ▷내부통제 사각지대 개선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임직원 인식 제고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 직원은 최소 한 번씩은 내부통제 업무경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지점장 승진 평가 시 내부통제 경력 등을 필수요건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자칫 부수적인 업무로 치부될 수 있는 내부통제와 관련 균형잡힌 업무역량을 확보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내부통제 사각지대에 대해서는 현장 직원의 의견을 수립해 빈틈을 메꾸겠다는 전략이다. 우리금융은 앞서 ‘그룹 내부자신고 외부접수 채널’을 도입한 바 있다. 기존에는 내부 접수채널만 존재해, 익명성이 부족한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를 개선해 내부통제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또, 내부통제 개선 아이디어 공모를 한시적 접수에서 상시 접수로 변경할 계획이다.

전재화 우리금융 준법감시인 상무는 “내부채널만 운영할 때는 익명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외부채널 도입 이후 신고가 과거보다 조금 늘어났다”면서 “신고가 접수되면 자체조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사고 손실 예방 금액 등을 감안해 포상심사기구에서 신고자에게 최고 1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고, 관련자 징계가 필요할 경우 각 자회사에 이를 통보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내부통제 인력을 확충하고 관련 연수를 체계화했다. 우선 지주사는 준법조직 내 IT 내부통제 전담인력을 배치했다. 은행 또한 검사실을 검사본부로 격상하고 디지털검사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조직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 직급·직무별 특성을 반영해 수립한 ‘내부통제 연수 로드맵’에 따라 하반기부터 맞춤형 연수를 시작한다. 우리은행은 준법감시 임원이 영업 현장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내부통제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룹 윤리강령 체계를 개편하고 윤리의식 수준을 검증할 수 있는 진단 과정도 도입한다.

우리금융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으로 제시하고 입법을 추진 중인 ‘책무구조도’ 도입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책무구조도는 임원 별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구분 및 기록하도록 한 제도로, 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그간의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사의 책무구조도 의무 도입 방안이 담긴 개정안은 최소 공포 1년 이후부터 적용된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도입 시기를 앞당겨 임직원의 책임의식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임종룡 회장은 이와 관련 “99.9%가 아닌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을 위해 절대 경각심을 늦추질 말 것”을 주문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장에서 내부통제 개선 수준이 과한 것 아냐는 불만도 나오지만, 이는 회사 존립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임 회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을 위해 경각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