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체가 밀집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공산품 가격이 내리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1년 전 대비로는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을 기록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84(2015년 수준 100)로 5월(120.03)보다 0.2% 떨어졌다. 1~3월 상승했던 생산자물가는 4월 하락 전환한 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공산품의 하락폭이 확대되면서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6월 대비로도 0.2% 떨어졌다. 전년 동월 대비 하락은 2020년 11월(-0.3%) 이후 처음이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부문별 물가지수 등락률을 보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1.4%), 축산물(-0.9%), 수산물(-0.2%)이 모두 내려 한 달 전보다 1.3% 하락했다.

공산품은 석탄및석유제품(-3.7%), 화학제품(-1.3%), 제1차금속제품(-0.7%) 등이 내려 전달보다 0.6% 떨어졌다.

반면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전력(2.8%), 도시가스(1.0%) 가격이 올라 한 달새 1.8% 상승했다.

서비스도 금융및보험서비스(0.6%), 음식점및숙박서비스(0.1%) 가격이 높아지며 전달보다 0.1% 올랐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6월 생산자물가는 전력, 가스 등이 올랐으나 석유제품, 화학제품, 제1차금속제품 등 공산품이 내려 전월 대비 하락했다”며 “지난달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공산품 가격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제공=한국은행]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6월 국내공급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1.3%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원재료(-7.5%)와 중간재(-1.0%), 최종재(-0.3%) 모두 떨어졌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6월 총산출물가지수는 서비스(0.1%)가 올랐으나 공산품(-1.5%), 농림수산품(-1.3%)이 내리며 전달보다 0.8% 하락했다.

생산자물가 하락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돼 향후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 팀장은 “생산자물가 하락은 소비자물가에서 측정하지 않는 원재료, 중간재 가격도 측정하는데 소비자물가에도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월 생산자물가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해 있어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서 팀장은 “국제유가, 주요 원자재 가격 추이, 국내 경기 흐름,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국제유가의 반등, 집중 호우로 인한 농산물 가격은 상방 요인이고, 전기요금의 하계 누증 구간 완화는 하방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