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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 관할 지하차도 77곳 중 4곳만 자동차단기
비율 5%...“필요시 추가 설치”

침수사고로 14명의 사망자를 낸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자동차단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관할하고 있는 전국 지하차도 77개소 중 자동차단시설이 설치된 곳은 4개소 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 비율이 5%에 불과한 것이다. 국토부는 행정안전부의 침수 위험도 등급 분류상 침수 위험이 높은 관할 지하차도가 많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21일 국토부가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 이후 국토부 관할 지하차도 77개소에 대한 자동차단시설 설치 여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관리대상 77개소 중 4개소에 자동차단시설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국도인 지하차도 4개소에 수위계가 설치돼 있어 폭우 등으로 수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자동으로 차단시설이 작동돼 진입을 막고 사이렌이 울린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지하차도는 총 902개소로, 국토부(지방국토관리청)가 77개소, 지방자치단체 790개소, 전문관리기관이 35개소 관리를 맡고 있다.

국토부 관할 77개소 중 자동차단시설이 설치된 곳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건 관할 지하차도 중 침수 위험도가 높은 시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따라 행안부 기준에 맞춰 침수 위험도 평가를 했을 때 1~2등급인 지하차도는 0개소였고, 3등급인 곳이 5개소였다”며 “5개소에 대해선 CCTV를 설치하는 등 이미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앞서 행안부는 2020년 3명이 사망한 부산 초량제1지하차도 침수사고 이후 ‘침수위험 지하차도 통제 및 등급화 기준’을 만들고 지하차도별 등급과 통제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예비특보 때부터 지하차도 통제를 위한 상황관리가 필요하다면 1등급, 호우주의보가 발효될 때 침수 위험이 있는 경우 2등급, 호우경보 수준의 비가 내려야 침수 위험이 생기는 3등급으로 나뉜다. 이번에 침수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의 경우 3등급으로 분류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안부 기준에 따른 침수 위험도 평가를 했을 때 결과가 3등급 5개소로 나왔다는 건 침수 위험이 높은 지하차도가 많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하차도 관리지침은 침수보다는 화재나 교통사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한다. 국토부의 ‘도로터널 방재·환기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는 차단설비 설치 등이 가능한 긴급상황에 대해 ‘터널내부 및 출입·출구부 인근에서 화재, 교통사고, 위험물 누출, 침수 등의 사고가 발생해 교통 흐름의 제어가 필요하거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명시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방재등급에 따라 화재나 교통사고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위험한지 평가해서 진입차단시설을 설치하고 있다”며 “보통은 길이가 긴 터널에 설치하도록 하고 있고 자동차단시설이 설치된 4개소는 길이가 짧지만 침수 위험이 있는 일부 지역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현재 관할 지하차도 외에도 전국적으로 자동차단시설 설치 여부를 비롯해 현황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점검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침수위험이 있는 지하차도가 발견되면 자동차단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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