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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핀테크를 통해 금융 서비스 혁신이 활발해지면서 통화정책 충격 효과가 약해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핀테크가 기존 은행 서비스를 대체하면서 은행 부문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핀테크의 확산과 통화정책 파급효과 분석: 중국 사례 연구’에 따르면 핀테크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통화정책 충격에 대한 국내총생산(GDP)·소비자물가지수·은행대출·주택가격 반응이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곽보름 한은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이전의 금융 혁신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확산 등 기존 금융권의 서비스의 범용성·접근성을 높이면서 오히려 시장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면서 “반대로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대출·결제와 같은 핀테크 서비스 확대는 전통적인 금융시장의 영향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2011년 1분기부터 2018년 4분기를 대상으로 중국의 최대 핀테크 업체인 알리페이 이용량을 분석했다. 알리페이는 온라인 지급·대출·보험·단기금융펀드·투자 등의 광범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경제 지표 중 은행대출 반응 약화가 곧바로 나타나고 오래 지속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핀테크가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에 적극적인 금융 공급에 나서면서 은행 서비스를 일부 대체한 영향이라는 것이다.

곽 위원은 이처럼 핀테크의 확산이 거시 변수에 대한 반응을 약화시키는 원인에 대해 ▷중앙은행의 정책이 불변인 상태임에도 신용 제약을 완화하는 점 ▷통화정책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은행 부문이 감소한 점을 꼽았다.

그는 “핀테크에서 사용하는 신용은 대부분 소규모 가계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상”이라며 “상대적으로 자영업자나 5년 이하의 신생 기업이 많은 지역에서 핀테크 서비스가 확대됐을 때 파급 효과 약화가 심화됐다”고 했다.

통상 금리가 올라가면 은행 대출 금리도 상승하면서 저신용자·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가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데, 핀테크의 경우 이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신용 제약 효과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곽 위원은 또한 “핀테크와 기존 은행이 경쟁하고 핀테크 서비스가 은행 서비스를 대체하면서 (은행 부문이) 통화 정책이나 이자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중이 줄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핀테크 산업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전세계적인 현상인 만큼 관련 서비스의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것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