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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향후 큰 상승 어렵다…얼마의 월세를 받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 [부동산360]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인터뷰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심리 수업’ 출간
‘영끌’에 괴로워하는 MZ 위한 부동산 힐링 노하우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이준태 기자] “2021년 집값이 최고로 올랐을 때 무주택자 103만명이 집을 샀습니다. 최고점에 집을 산 게 과연 자기 탓일까요? 당시 돈이 있었다면 내 집마련을 안 할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우리는 또래 압력이나 사회적 경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집에 대한 모든 가치 판단이 ‘가격’이라는 요소 하나에 매몰된 요즘, 부동산에 대한 심리적 접근을 강조한 책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이자 명강사로 불리는 저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심리 수업’을 출간했다.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산 사람들)’ 등 부동산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부동산 행복 치유법을 전하고자 책을 냈다는 박 위원은 우선 젊은 MZ(밀레니얼·Z세대)들이 극단적 사고를 경계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박 위원은 “‘모 아니면 도’ 식의 도박적 전망은 사람을 놀라게 할 뿐 유용성은 현격하게 떨어진다”면서 “시중에 떠도는 극단론적 공포론 같은 편향을 멀리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아파트가 획일화·표준화로 인해 하나의 거대한 투자상품으로 편입되면서 부동산 고유의 비환금성 등을 잃어버렸고 이에 젊은 세대들이 아파트를 효율성 측면으로만 접근해 아이템 쇼핑하듯이 중소형 아파트를 사들였다”고 진단했다. 즉, 젊은 세대들이 ‘아파트 쇼핑’을 하는 과정에서 가격에 집착하게 되고 결국 극단론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판단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 [헤럴드경제 DB]

그래서 박 위원은 부동산 통계나 가격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부동산 통계는 반영되는 시차가 있어, 자주 들여다본다 하더라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긴 어렵다”며 “표본 통계나 가격 변동을 자주 바라보기보다는, 실제 현장의 흐름을 알아보면서 주택시장을 조금 더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은 부동산이 일으키는 현금 흐름(cash-flow)에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은 빈도에서 나온다’는 지론으로, 아파트 가격보다 얼마의 월세를 받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경제가 저성장을 하면 집값도 과거처럼 크게 오르기 어렵기 때문에, 집의 가치를 좌우하는 요인 중 하나로, 현금 흐름이 떠오를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위원은 ‘홈(Home)’과 ‘하우스(House)’에 대한 비율 조정도 부동산으로 받는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집을 삶의 안식처인 ‘홈’이라고 인식하기보다 투자재인 ‘하우스’로 본다”며 “오로지 가격 상승만을 바라보고 갭투자를 하거나 재건축을 하나의 상품 교환 쿠폰처럼 여기니 가격 부침에 심리적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박 위원은 ‘홈’의 비율을 높여 ‘집 사랑꾼’이 될 것을 권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홈을 100% 추구하기는 어렵지만 비율을 50 대 50으로 맞췄으면 좋겠다”면서 “집값의 노예가 되지 않는 방법은 집의 공간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집에 애정을 가지면 그만큼 가격에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트랜스호머(Trans+Homer)라는 신조어가 나왔다”며 “집을 단순히 콘크리트 구조물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집의 공간을 꾸미면서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공간을 사랑하면 아파트 가격이 출렁거려도 덜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은 “‘내 탓이오’라는 반복 대신 망각과 자기 용서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어 “집값이 급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므로, 투자의 결과를 현실에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Lets_win@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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