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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단기 성과주의 유발하는 지배구조 손질되나
한상용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보험산업 장기비전 경영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보험산업의 단기 성과주의를 부추기는 경영진의 보상체계와 짧은 재임기간 등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보험산업의 장기비전 경영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보험산업에서 “저성장 기조,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보험산업이 단기 수익 및 외형 성장 추구에서 탈피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지속가능 경쟁력 및 가치를 제고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 실적주의가 확산된 배경 중 하나로 단기 성과와 연동된 보상체계를 꼽았다. 경영진의 보상체계가 중장기적 성과보다 단기 성과 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장기비전 경영을 하려는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10년간(2013~2022년) 국내 22개 보험사의 경영진의 보상체계 구성을 보면, 총 보수에서 성과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고정급인 기본급이 62%를 차지했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우에도 기본급 비중이 50%에 달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상장 보험사의 경영자 기본급이 18%, 성과급이 82%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장기 성과를 유도할 수 있는 주식 기반 성과급 지급도 미흡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경영진 성과급의 절반(47%) 정도가 현금으로 지급됐고, 특히 생보사는 성과급 내 현금 비중이 67%에 달했다. 스톱옵션, 양도제한주식 등 주식 기반 성과급은 8%에 그쳤다. 3년 이상 장기 인센티브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 S&P500 기업은 평균적으로 성과급의 70% 가량을 주식 기반으로 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 연구위원은 “성과보수 비중을 증가시키고 주식 형태 성과급을 확대하면3년 이상의 장기 성과급을 지급하게 될 수 있어 중장기적 실적 개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CEO에 대해서는 총 보수뿐 아니라 보수의 구성요소, 평가기준 적용사항을 공시에 상세하게 기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의 잦은 교체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그는 “보험회사 경영자 임기가 2~4년으로 너무 짧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경영자들이 보수 취득의 최대화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단기 실적 추구를 고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보험회사에 대해 연구해 보니, 경영진의 임기와 성과 간에 정의 관계가 나타났다”며 “보험사의 수익성과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경영진에게 장기 재임의 기회를 부여해서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험사의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치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장기 성과 추구 유도를 위해 경영진 보상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신상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장기) 보상체계와 관련해 보험업권뿐 아니라 전 금융업권에서 제도 개선 후속 작업이 있다”며 “지배구조법 관련 사항에 대해 큰 틀에서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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