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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금융 ‘명가’ 부활 내건 우리은행, 하반기 반전 가능할까[머니뭐니]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전경.[우리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우리은행이 ‘기업금융 영업력 극대화’에 나서며 체제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턱없이 낮은 중소기업 금융부문을 키우기 위해 ‘신성장 기업영업본부’를 구축하는 등 ‘기업금융 명가 부활’에 본격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경기 둔화와 건전성 악화 등 기업금융 부문에서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고려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2분기 우리은행의 기업대출금 증가율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중 가장 적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타 주요 은행의 경우 최대 6%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인 데 반해 우리은행의 성장률은 1%대에 머물렀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우리은행의 기업대출금 또한 1분기말 기준 약 130조원으로 ▷국민은행 158조원 ▷신한은행 147조원 ▷하나은행 142조원 등과 비교해 가장 적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서 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사 공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18조3600억원으로 ▷국민은행 133조1000억원 ▷신한은행 126조7000억원 ▷하나은행 121조2000억원 등과 비교해 저조한 수준이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일정 부분 판이 짜인 대기업 대출과는 다르게 건전성 우려가 크지만, 그만큼 거둘 수 있는 이자 수익성이 높다. 이에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분류된다. 신규 고객 유입도 꾸준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도 높게 평가된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국민은행의 뒤를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타 은행 대비 낮은 성장세로 점차 순위가 하락했다. 가계대출 성장에 주력하며, 기업대출 분야에는 다소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전경.[우리은행 제공]

물론 대기업 대출도 안심할 수는 없다. 지난 1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약 40조원으로 ▷국민은행 31조원 ▷신한은행 25조원 ▷하나은행 22조원 등과 비교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타 은행의 성장세가 무섭다. 하나은행은 지난 1년간 약 60%가 넘는 대기업대출 잔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30%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20%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을 부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올 초 우리은행은 신성장기업 발굴 전담 조직인 ‘신성장 기업영업본부’를 구축했다. 이달 초에는 본점에 신성장지원팀을 마련해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 특화채널 구축의 일환으로 산업단지 내 ‘반월·시화 비즈 프라임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21일 반월시화비즈프라임센터 개점식에 참석한 조병규(왼쪽에서 다섯 번째) 우리은행장 및 관계자들이 축하 리본을 자르고 있다.[우리은행 제공]

문제는 타이밍이다. 고금리에 이은 경기둔화로 중소기업 대출의 건전성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통해 올 중소기업 신용위험지수를 1분기 25에서 3분기 36으로 상향 전망했다. 취약업종 등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은행의 1분기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또한 1년 새 0.1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신규 플레이어의 영향력 확대도 우려된다. 최근 시중은행 전환을 결정한 대구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전국구 영업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인터넷은행들의 기업대출 영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특화채널 신설 및 전담심사반 구성 등으로 기업금융 명가 도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러한 기업 맞춤형 금융서비스 제공에 따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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