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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켈리 탄생 100일 ‘맥주 1위’ 노린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가보니
병·캔 등 7개 자동화 생산라인 분주
출시 3개월 맥주판매량 20% 안착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내부 켈리 생산라인 [하이트진로 제공]

20일 서울 강남에서 버스로 2시간 남짓 달려 강원도 홍천강을 따라 지나온 한적한 도로 끝.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출입 도로인 하이트교를 건너자 축구장 76개 면적에 달하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이 드넓게 펼쳐졌다.

‘라거의 반전, 켈리’ 문구가 크게 적힌 ‘엠버(호박색)’ 화물차가 2차선 도로를 따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병·캔·페트 등 상품을 만들어내는 7개의 맥주 생산라인이 들어선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병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챙챙챙’소리와 함께, 공장 내 기계음이 뒤섞여 귓전을 때렸다. 끝없이 펼쳐진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영롱한 빛을 내는 맥주병이 빠르게 이동했다.

생산라인 한 켠에서는 분리수거된 공병 수십만개가 1분에 1000병씩 이물질 여부를 정밀 검사하는 선별기를 거쳤다. 합격 판정을 받은 공병은 35분간 세척 작업을 마친 뒤, 외부와 밀폐된 맥주 주입 공정으로 이동했다. 전 검사를 통해 잡아내는 상품 불량률은 2% 미만일 정도로, 매우 낮은 편이다.

1997년 준공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연간 41만6500㎘의 맥주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장이다. 단순 계산하면, 500㎖ 기준으로 1분당 1000개의 맥주를 생산한다고 보면 된다. 강원공장은 전 공정이 컴퓨터시스템으로 자동화돼 있다. 이날도 두 명의 근무자가 중앙통제실에서 켈리를 비롯해 테라·필라이트·수출용 발포주 등 하이트진로의 맥주 생산 공정을 제어하고 있었다.

‘26년 역사’를 가진 강원공장은 올해 들어 눈에 띄는 변화를 겪었다. 4월에 켈리가 생산되면서, 강원공장에서도 켈리 생산 라인이 본격 가동됐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 두 브랜드를 앞세운 ‘쌍끌이 전략’으로 2012년 이후 줄곧 뒤처진 오비맥주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켈리는 출시 3개월만에 하이트진로의 전체 맥주 판매량의 2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안착 중이다.

김태영 하이트진로 주류개발팀장은 “현재 테라와 켈리 생산 비중은 7대 3으로, 생산 라인에서도 테라와 켈리 간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 잠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보통 한가지 브랜드만 밀면 생산 역시 하나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지금은 테라가 각 라인에서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켈리가 더해져서 체감상으로도 전체 맥주 생산량 자체가 증가했다”고 했다. 이어 “켈리의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1분기 공시 기준으로 강원공장의 가동률은 56.4% 수준이다.

켈리는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 공법’을 구현, 부드러움과 함께 이와 상반된 개념인 강인한 탄삼감을 맛볼 수 있는 맥주다. 이택인 하이트진로 품질관리팀장은 “맥주의 숙성에는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여러 번의 테스트를 통해 효모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를 찾았다”며 “약 128종의 시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조사를 거쳤고, 최종적으로 출시를 확정하게 된 제품이 켈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첫 맛의 부드러움’을 위해 7도에서 1차 숙성으로 잡미와 이취를 제거했고, -1.5도에서 2차 숙성을 통해 추가적으로 이미, 이취 성분들을 제거했다. 동시에 강한 탄산감을 줘 라거 본연의 ‘강렬함과 청량함’을 극대화했다.

한편 강원공장에는 저장 탱크가 무려 108개에 이르는데, 저장 탱크 한 대의 저량 용량은 60만ℓ로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10병씩 마실 경우 330년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저장 일수는 나라마다 다르다. 유럽의 경우 4일 정도 저장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소 20일 이상 발효·저장한다.

홍천=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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