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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아난티 취향 담긴 ‘10분 도시’ 문 열었다…“호텔 틀 깨고 싶었다” [언박싱]
‘빌라쥬 드 아난티’ 내 가장 큰 큐모의 아난티 수영장인 ‘스프링팰리스’. [아난티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이정아 기자] 아난티의 시작은 2006년 경남 남해군 끄트머리의 한 동네였다. 아난티는 누구나 한 번쯤 살고 싶은, 크고 좋은 집을 여러 채 만들었고 국내 처음으로 ‘리조트’라고 이름 붙였다. 그렇게 17년이 흘렀다. 마침내 ‘3세대 아난티’가 18일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부산 기장군에 문을 연 ‘빌라쥬 드 아난티’다.

이곳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아난티의 감도 높은 취향이 깊게 스며든 ‘10분 도시’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레스토랑, 식료품점, 쇼핑스트리트, 공원, 갤러리, 키즈놀이터 등에 말 그대로 10분 내에 닿을 수 있다. 분명 고요한 바닷가 휴양지였는데 어느 순간 유럽의 거리로 모습이 바뀐다. 세련된 디자인의 수영장에서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다가도 산에 둘러싸인 한적한 마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빌라쥬 드 아난티’ 개관…이만규 아난티 대표 “아주 오래전부터 꿈꾼 공간”
‘아난티 앳 부산’의 객실. [아난티 제공]

“바로 여기가 ‘아난티 세계관’ 그 자체죠. 기획과 설계는 5년 전부터 했습니다만 사실은 아주 오래전부터 꿈꿨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아난티스러운’ 그동안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어요.”

이만규 아난티 대표는 26일 빌라쥬드아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존 호텔이 가진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려고 했다. 이런 곳은 전 세계적으로 어디에도 없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한 시간 남짓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디테일’과 ‘정성’이라는 단어를 16차례나 반복해 말했다.

객실 중 3분의 2 회원제, 1억원대 회원권에도 빈 방 없어…‘개방공간’도 확대
이만규 아난티 대표. [아난티 제공]

빌라쥬드아난티는 16만㎡(약 4만8400평) 규모로, 도보로 5분 거리의 기존 ‘아난티 코브’에 비해 무려 2배 더 넓다. 바다와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을 만들기 위해 흙 200만t을 쌓아 대지를 38m가량 올렸다. 펜트하우스가 278객실, ‘아난티 앳 부산(호텔)’이 114객실로 구성됐다. 이 대표는 “개장 초인 현재 펜트하우스는 60%, 호텔은 80%의 객실을 열어뒀는데 객실은 8월까지 ‘풀부킹(예약 완료)’”이라며 “65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 회수도 이미 마무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난티는 국내 호텔·리조트업계 처음으로 회원제를 도입해 ‘팬덤’을 구축하는 데에 성공한 만큼 빌라쥬드아난티의 객실 중 3분의 2도 회원제 숙박시설로 구성했다. 아난티코브에서 단 8채뿐인 펜트하우스를 빌라쥬드아난티에서는 총 94채(매너하우스)로 크게 늘었다. 전 객실에는 히노키탕이 구축됐고, 매너하우스 투숙객만 사용할 수 있는 수영장도 2개나 된다. 회원권 가격은 1억7000만원대에 이르지만 이미 8월까지 빈 방이 없을 정도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아난티는 회원권을 판매하기 위해 광고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브랜드숍·레스토랑·라운지 등 갖춘 복합문화공간 ‘엘.피. 크리스탈’ 핵심
‘빌라쥬 드 아난티’ 중심에 위치한 ‘엘.피. 크리스탈’ [아난티 제공]

빌라쥬드아난티가 특별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호텔, 수영장, 광장, 공원, 복합문화공간 등을 통해 회원이 아니라도 누구나 올 수 있는 ‘개방된 공간’도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공간이 빌라쥬드아난티 중심에 있는 ‘엘.피. 크리스탈’이다. 아난티의 시그니처 라이프스타일 리테일숍인 ‘이터널저니’를 비롯해 아난티의 편집 브랜드숍과 갤러리, 레스토랑, 라운지 등이 있는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이다.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문을 여는 ‘세인트제임스&카페’를 비롯해 공예 작품을 소개하는 스몰 갤러리 ‘피노크’, 부산 유일의 아트북, 팝업북 전문서점 ‘헤이즐’, 다양한 스트리트패션과 서브 컬처를 선보이는 ‘카시나’ 등도 입점했다.

빌라쥬드아난티의 대표 무기 중 하나로 수영장도 손에 꼽힌다. 빌라쥬드아난티의 ‘스프링팰리스’는 수영장 하면 끗발 좀 날려본 아난티가 만든 가장 큰 규모의 수영장이다. 이 대표는 “좋은 동네를 가보면 주민만 동네를 이용하지 않는다”며 “회원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마을 같은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난티가 빌라쥬드아난티를 가리켜 ‘플랫폼’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이 대표는 “사람이 즐겁게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난티를 ‘럭셔리 리조트’라고 표현하는 데에 대해서도 “럭셔리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디테일하고 정성스러움을 추구하는 공간”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아난티 매출 1조 돌파 전망…“보완할 부분 계속 보여서 한 번도 잔 적 없다”
‘빌라쥬 드 아난티’ 내 가장 큰 큐모의 아난티 수영장인 ‘스프링팰리스’. [아난티 제공]

이 대표는 빌라쥬드아난티 운영 매출은 올해 2500억원, 내년에는 4000억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빌라쥬드아난티의 분양 선수금이 매출로 전환되면서 올해 아난티 전체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호텔업체로는 최초다.

아난티는 올해부터 외국인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싱가포르 투자전문회사 LBO와 업무협약(MOU)을 하고 첫 해외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빌라쥬드아난티 개장에 전념하느라 싱가포르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며 “이곳 사업이 안정되는 9월께 현지에 방문해 파트너사와 사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가족과 아난티에서 숙박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도 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수시로 눈에 보여, 정작 그의 사업장인 아난티에서는 한순간도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7일 에코백을 멘 이 대표가 태블릿PC 한 대를 손에 들고 혼자서 빌라쥬드아난티 곳곳의 사업장을 누비는 모습을 수차례 발견했다. 세세하고 꼼꼼하게 살펴보고 이를 일일이 기록하는 그의 집요한 성격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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