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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남·이태원 상가 공실률 서울 6대 상권중 최저
명품효과 외국인 발걸음 이어져
관광특구연합회 “50~60% 회복”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로변 모습 [이준태 기자]

한남더힐·나인원한남 등 고급 아파트가 즐비해 부촌으로 자리잡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이 상권에서도 강남을 위협하는 프리미엄 권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실상 빈 가게인 ‘공실’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28일 오후, 한강진역에는 K-패션과 K-뷰티를 찾아 나선 외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런 흐름은 통계에서도 엿보인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2분기 한남·이태원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0.0%로 서울 6대 상권 중 가장 낮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 6대 상권 전체적으로 공실률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데, 한남·이태원 상권이 가장 낮다.

쿠시먼은 한남동 상권의 활성화 요인으로 명품 효과를 꼽았다. 쿠시먼은 “꼼데가르송과 띠어리 등 브랜드가 초기 상권을 형성했고 2021년 구찌가 오픈하며 발전을 지속했다”며 “이후에도 마르디 메크르디 등 젊은 세대들로부터 각광 받는 브랜드들이 입점했다”고 분석했다.

한남동 골목길과 대로변엔 비워진 상가들을 찾기 힘들었다. 영업 중이 아닌 가게들은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었다.

한남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A씨는 “구찌가 들어오고 나서 프랑스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와 젠틀 몬스터 등 명품 브랜드들이 속속 입점했다”며 “3.3㎡당 임대료가 70만원 이상이면 165㎡(50평) 기준으로 월 3500만원을 웃도는데도 거리마다 공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상가들이 거의 전부 입점해 있어 매물들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중개사들은 오히려 거래가 뜸해 힘들다. 오전에도 물건이 없어 손님을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대표 B씨도 “한남동은 코로나19 시기에 코인 등 자본소득을 불린 사람들이 오히려 몰려왔다”며 “리움미술관이 재개장하자 한남동 일대는 청담동 수준으로 갤러리들이 개점하며 명품 상권을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한남동의 입지적 여건도 고급 상권의 형성에 작용하고 있다. 강남과 강북 사이에 있어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급 주택 단지 조성으로 구매력이 뒷받침된다.

한남동과 함께 용산의 또 다른 핵심 상권인 이태원은 지난해 참사의 트라우마를 서서히 극복해 나가고 있다.

같은날 찾은 이태원 해밀톤호텔 뒤편은 점심시간 이후에도 손님들이 식당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술집과 클럽 등은 낮 시간이어서 문을 닫고 있었지만 비워진 가게를 찾긴 어려웠다. 한 라운지 바는 리모델링을 하며 손님들을 맞을 준비에 나서고 있었다.

이태원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이전만큼 주말에 야간부터 새벽까지 12시간 동안 영업을 하는 건 아니다. 잘 되는 곳만 잘 되는 측면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주말만 되면 밤 10시부터 새벽 2~3시까지 5시간 동안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태원역 인근 대로변으로 공실이 일부 눈에 띠었다. 그러나,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일부 임대인들이 공실에도 임대료를 낮추지 않아 벌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남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B씨는 “이태원 상가 건물 1층 165㎡ 월 임대료가 보증금 5억원에 3000만원이었다”며 “2000만원 정도로 하락했다는 걸 감안해야 하는데 내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했다. 또, B씨는 공실로 등록된 매물 중 일부는 가계약한 상황이지만 등기가 되지 않아 드러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B씨는 “이태원역 앞 유명 스포츠브랜드 매장 앞에 공실로 나와 있는데 이미 가계약했다”고 덧붙였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한 관계자는 “이태원 상권은 코로나19와 참사를 겪었지만 점차 회복하는 중”이라며 “체감적으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50~60% 수준으로 회복한 것 같다. 클럽도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쿠시먼 관계자는 “한강진역에서 이태원역 사이를 주로 조사했지만 최근 이태원역 해밀톤호텔 뒤편 상권도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태·고은결 기자

Lets_w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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