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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 물폭탄, 53명 사망·실종…中에 태풍 ‘독수리’ 강타 아수라장
태풍 독수리로 폭우 피해를 본 중국 베이징 서부 외곽 먼터우거우(門頭溝)구의 시민들이 1일 진흙으로 뒤덮인 거리를 치우고 있다. 현지 매체는 이번 폭우로 11명이 숨지고 27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제5호 태풍 '독수리'가 중국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 수도권을 강타해 사흘간 20명이 사망하고 33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베이징시 홍수·가뭄 대응 지휘부는 이날 오전 6시(현지시간) 기준 구조 작업에 나선 소방대원과 공산당 간부 2명 등 모두 1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구조 작업에 나섰다가 물살에 휘말린 민간 구조대원 4명 등 27명은 실종됐다. 사망자와 실종자는 베이징 서부와 남부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징과 톈진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성에서는 바오딩시와 싱타이시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정오 기준 9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태풍 독수리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지난달 29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비의 양은 평균 257.9㎜라고 베이징 기상당국은 설명했다.

특히 먼터우거우구에는 470.2㎜가 쏟아졌다. 팡산구 414.6㎜, 창핑구 285.8㎜ 등이었다.

허베이성에는 약 이틀간 1000㎜에 육박하는 물폭탄이 이어졌다.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중국을 강타한 가운데 30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거리에서 배수 작업자들이 홍수 방지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전날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 등 북방 지역과 동북 지역, 중부 내륙 등에 폭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연합]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서는 피해 현장이 담긴 영상이 거듭 올라왔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쏟아져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장면, 차량 수십대가 물살에 떠내려가는 장면 등이었다.

베이징 서부 펑타이구에선 교량 가운데가 붕괴돼 다리 양쪽에 수십대 차량이 멈춘 사진과 영상도 있었다.

베이징 명소인 자금성도 침수 피해를 봤다. 지난 600여년간 침수되지 않은 자금성의 일부가 무릎 깊이까지 침수된 것이다.

베이징 당국은 이번 폭우로 13개 구에서 4만4673명의 이재민이 생겼다고 밝혔다. 12만7000여명은 집을 떠나 긴급 대피했다고도 했다. 허베이성에서도 이재민 54만703명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화베이(華北)와 황화이(黃淮) 등에 막대한 비가 내려 홍수, 침수와 지질 재해가 이어졌다"며 "베이징과 허베이 등에는 중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각 지역은 전력을 다해 실종자와 이재민을 구조하라. 부상자 치료와 피해자 가족을 잘 위로해 인명 피해를 줄여야 한다"며 "이재민을 적절하게 수용하고 교통, 통신, 전력 등 손실된 기간시설 회복에 힘써 가능한 빨리 정상적인 생산·생활 질서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태풍 '독수리'가 중국을 강타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베이징 서부 외곽 먼터우거우(門頭溝)구에서 시민들이 폭우로 엉망이 된 거리를 걷고 있다.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날 먼터우거우구의 한 하천에서 시신 두 구가 발견됐다. [연합]

앞서 베이징은 지난달 중순까지 극한 폭염에 시달렸다. 지난 6월23일부터 사흘 연속 40도를 웃도는 등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사흘 연속 폭염 황색 경보가 발령됐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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