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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불황에도 삼성·SK가 눈치 보며 보너스 주는 이유는 [김민지의 칩만사!]

‘칩(Chip)만사(萬事)’

마냥 어려울 것 같은 반도체에도 누구나 공감할 ‘세상만사’가 있습니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 주요 국가들의 전쟁터가 된 반도체 시장. 그 안의 말랑말랑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촌각을 다투는 트렌드 이슈까지, ‘칩만사’가 세상만사 전하듯 쉽게 알려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SK하이닉스가 극심한 반도체 불황에도 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지급했습니다. 장기간 이어진 다운턴에도 불구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임직원들에 대한 감사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 직원들에게 월 기본급의 25%에 달하는 성과급을 줘 화제가 됐죠. 왜 반도체 업계는 조단위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서로 눈치를 보며 일종의 ‘보너스’를 줄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칩만사에서 그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서로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 줘야”…치열한 눈치싸움

SK하이닉스는 최근 전직원에게 격려금 12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임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함입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SK하이닉스 제공]

원래 SK하이닉스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최대 기본급의 100%까지 가능한 성과급(PI)를 지급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6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내면서 PI 지급이 불가능해졌습니다.

120만원이 엄청나게 큰 돈은 아니지만, 수조원 단위의 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회사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격려금을 지급한 건, 성과급을 둘러싼 반도체 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반도체 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월 기본급의 25%에 달하는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지급했습니다. TAI는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지급되는 성과급인데, 사업부 실적을 토대로 사업부문과 사업부의 평가를 합쳐 최대 월 기본급의 100%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역시 상반기에만 9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가전 등 다른 사업부와 비슷한 수준의 TAI를 책정한 것이죠.

“반도체 인재, 하늘의 별 따기”…울며 겨자먹기로 줄 수밖에

원인은 인력 유출 우려 때문입니다. 반도체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진 상황에서, 자칫 처우에 불만이 생겼다가는 이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삼성전자 제공]

실제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크게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성과급 시즌이었던 올 초 일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사업부 별 큰 격차가 나거나 경쟁사 대비 부족한 성과급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에 기업들은 큰 곤혹을 치렀습니다. 때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서로 보다 적게 줬다간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매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서로 실적과 관계없이 비슷한 수준의 성과급 혹은 격려금을 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도체 인재는 앞으로 더욱 부족해질 전망입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1년에는 반도체 업계에 12만7000명 가량의 인력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반도체 업계에 필요한 인력은 약 17만 7000명인데, 10년 후에는 30만4000명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이같은 ‘인재 붙잡기’는 비단 삼성과 SK 같은 대기업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0위 그룹인 DB하이텍 역시 지난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최대 수준의 성과급 지급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연계 산학 장학생 프로그램의 경우 조건이 파격적입니다. 선발되면 선발되면 등록금 전액이 실비로 지원되며, 연간 최대 1000만~2400만원의 학업 격려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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