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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에 한달 새 11조 뭉칫돈...“수익보다 안전 택했다”

지난달 시중은행 정기예금으로 11조원 가까이 몰리며 정기예금 잔액이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금리경쟁에 나서며 자금 확보를 시도하고 있지만, 1금융권으로 유동성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수익보다 안전’을 추구하는 고객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월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32조9800억원으로 전월(822조2700억원)과 비교해 10조71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4조6000억원)과 비교해 증가폭이 배가 넘는다.

지난해 11월말 827조원까지 늘어났던 정기예금 잔액은 올 3월 805조원까지 지속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네 달간 상승 추이를 유지하며 이달 연중 최고치인 830조원대에 진입했다.

은행권에선 이 같은 정기예금으로의 쏠림이 ‘안전’을 선호하는 흐름 때문으로 본다. 특히 지난달 새마을금고에서 대규모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며, 1금융권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실리콘밸리(SVB)사태에서부터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까지 큰 규모의 금융 불안 현상이 발생하며, 1%포인트(p) 남짓한 추가 금리보다는 확실한 안전성을 선호하는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불경기가 예고되고 금융권 부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만큼, 안전 선호 현상이 쉽게 사그라들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수익성으로만 살펴보면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매력적이지 않다. 6월말 기준 3.76%까지 치솟았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7월말 기준 3.71%로 한 달 새 0.05%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증가폭은 7월 10조7000억원으로 전월(4조6000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저축은행들은 줄어든 수신자금 회복을 위해 4%대로 예금금리를 올리며 공격적 영업에 나서고 있다. 5%대 특판 예금도 등장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4월 3%대로 떨어졌던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1년 만기)는 지난달 다시금 4%대로 반등했다.

은행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을 지난해 나타난 ‘역(逆)머니무브’ 현상과 같이 투자할 곳을 마땅치 않아 벌어진 현상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현재 증시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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