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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코프로머티리얼즈, ‘형님들’ 과열 논란에 오너리스크까지…“상장, 시간 걸릴 듯” [투자360]

에코프로머티리얼즈 CI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최근 에코프로그룹주의 과열 논란과 오너 리스크(위험)가 걸림돌로 작용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 심사를 통과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선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에 성공하면 시가총액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돼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배터리 양극재용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를 생산하는 업체로 작년에 665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40% 증가한 390억원으로 실적과 성장성에선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신청했다. 상장 예비 심사는 거래소가 상장을 원하는 비상장 기업의 상장 적격성을 심사하는 과정으로, 기업이 제출한 서류와 담당자 인터뷰, 현지 심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일단 거래소의 심사 기한(45영업일)은 지난 상황이지만, 추가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증시 상장을 위한 질적 심사 요건 중에서 영업 안정성 외에 경영 투명성과 내부통제 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는지에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창업주 이동채 전 회장이 내부자 거래 혐의로 구속되면서 대주주 적격성이 상장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전 회장에 대한 대법원판결은 오는 18일 나온다.

자산 5조원을 넘겨 대기업그룹으로 성장한 에코프로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이 회장이 정점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다. 이 전 회장은 에코프로 지분 18.84%를 보유한 대주주로 있다. 이 에코프로가 다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52.78%를 보유한 최대주주 지위에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실적과 성장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다른 질적 심사 요건에서 대주주 적격성 등의 걸림돌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에는 다른 상장 계열사들이 이례적인 투자 열풍 속에 주가가 폭등해 과열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로 주가가 1년 새 17배로 뛰어 최고 150만원을 넘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 주가도 고점 기준으로 저점의 6배, 3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뛰었다. 3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4일 기준으로 70조원을 넘는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올해 들어 에코프로의 회전율은 지난 4일 기준 766%로 집계돼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평균 회전율(343%)의 두 배가 넘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에코프로비엠의 회전율도 340%에 이른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이차전지 인기에 에코프로 계열사들에 대거 몰려드는 상황에서 계열사가 추가로 상장하면 자칫 시장 내 과열 논란을 더 부추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증권사들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41만원으로 상향하고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종목 보고서에서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시장에서 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받아들여진다.

IBK투자증권(15만원→33만5000원)과 키움증권(34만원→44만5000원), 메리츠증권(31만원→36만원)도 이 종목의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투자 의견은 기존 매수에서 한 단계씩 내렸다. 삼성증권과 하이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높이면서 투자 의견은 지난 4∼5월 제시한 중립을 유지했다.

하나증권은 12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는 에코프로 목표주가를 55만5000원으로 올리면서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에코프로의 적정 시가총액을 14조3000억원으로 본다"며 "현재 시총(4일 기준 31조2600억원)과의 차이를 고려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당장 시장에 입성하기에는 에코프로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쏠림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그룹주에 대한 과열 양상이 가라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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