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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니발 2대 가격’ EV9, 아빠들 부담됐나…“EV9 ‘가격 저항’ 직면에 기아 목표가 ↓” [투자360]
[기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경기 용인에 살고 있는 직장인 정상우(43) 씨는 최근 기아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구매하려던 기존 계획을 수정했다. 두 아이에 부모님까지 함께 태워야 할 일이 많은 상황 속에 전기차를 구매하려던 정 씨에겐 조건이 딱 좋았지만, 최저 80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 정 씨는 “주변에서 ‘차라리 카니발 2대를 사라’고 할 때마다 EV9 가격이 많이 비싸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출시된 EV9의 판매량이 ‘신차 효과’가 무색할 정도로 두 달 만에 감소세를 보인 이유가 ‘가격 저항’ 때문이라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정체되고 있는 만큼 기아가 적극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며 목표주가도 기존 13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종목 보고서를 내고 “기아는 올해 들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3%대로 둔화했다”며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고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가격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임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내연기관차의 높은 수익성에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완성차 비교그룹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에 20% 할인을 적용한 5.6배를 적용해 기아의 목표가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아의 전기차 전략 변화가 확인되면 PER 배수(멀티플)를 다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3%대에서 1년간 정체되고 있다.

임 연구원은 “전기차 시대에 수익성은 차량 판매가 아닌 자율주행과 여러 가지 서비스로부터 창출된다”며 “저가의 전기차를 많이 팔아야 자율주행 옵션과 서비스 매출을 연계시킬 수 있어 기아도 인센티브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 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연기관차의 수익성은 전기차·자율주행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고금리 시대에 투자 재원 유무의 차이는 기술격차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머지 전기차 벤처 업체는 자금 부족으로 결국 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통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현대차·기아, 토요타, BMW, 벤츠, 제너럴모터스(GM) 등 소수 업체만 테슬라와의 자율주행 기술 격차를 축소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 기아가 공개한 7월 판매 실적에 따르면 EV9은 지난 6월 시장에 출시된 이후 두달 만에 판매량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6월 1334대의 판매고를 올렸지만, 7월 곧바로 1251대 판매에 그치며 83대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통상 신차가 출시되면 '신차 효과'에 힘입어 매월 판매량이 탄력적으로 고공행진한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례적인 결과다.

EV9의 판매량이 꺾인 결정적 요인은 기본 7728만원부터 시작하는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꼽힌다. GT트림의 경우 옵션을 더하면 1억원에 육박한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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