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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그룹, 올해 독보적 ‘영업익王’인데…나 홀로 ‘PBR 1 미달’ 저평가 늪 빠졌다 [투자360]
[123rf]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그룹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주가에서 만큼은 지독한 ‘저평가’의 늪에 빠져 있다. 국내 5대 그룹(삼성·SK·현대차·LG·포스코) 중 유일하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넘지 못하면서다.

2차전지 소재주 중심의 수급 쏠림 현상이 완화 중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현대차 그룹주의 ‘실적 모멘텀’이 투심을 사로잡아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그룹 평균 PBR 0.9배…5대 그룹 중 PER도 최저

8일 헤럴드경제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활용해 5대 그룹 상장사의 PBR 평균치를 도출한 결과 현대차 그룹 12개 상장사의 평균 PBR은 0.9배로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PBR 1배’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도 주가가 낮게 거래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5대 그룹 가운데 평균 PER이 가장 높은 곳은 6.56배의 포스코 그룹(6개사)이었다. 그 뒤를 SK 그룹 2.36배(20개사), 삼성 그룹 1.85배(16개사), LG그룹 1.7배(10개사)가 이었다.

각 그룹 상장사 중 PER 1배 미만 개별 종목들의 비율을 살펴봤을 때도 현대차 그룹이 83.33%(12개 중 10개)로 독보적으로 높았다. 뒤이어 LG 그룹(50%·10개 중 5개)이 자리했고, SK 그룹(45%·20개 중 9개)과 삼성 그룹(31.25%·16개 중 5개)이 3·4위를 각각 차지했다. 5위인 포스코 그룹에선 ‘포스코홀딩스(PBR 0.8배)’ 단 1개(16.67%) 종목 만이 PBR 1배에 미치지 못했다.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수치인 PER의 평균치 역시 현대차 그룹(11.99배)이 포스코(113.55배), LG(43.16배), SK(19.97배), 삼성(14.18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2Q 영업익 9조6118억로 삼성 2배…최근 한 달 주가는 뒷걸음질

이 같은 결과는 현대차 그룹의 주가 상승세가 지지부진한 탓에 올 들어 기록 중인 ‘역대급 실적’을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현대차 그룹은 올해 2분기에만 영업이익 9조6118억원을 기록하며 5대 그룹은 물론 국내 그룹 영업이익 1위 자리를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차지했다. 2위 삼성 그룹 영업이익(4조8157억원)의 2배 수준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에서도 현대차 그룹은 33조6938억원으로 삼성 그룹(24조9917억원), LG 그룹(12조3046억원) 등을 여유 있게 따돌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분기 호실적이란 모멘텀을 바탕으로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증권가의 전망과 달리 현대차 그룹 상장사들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한 달간 현대차 그룹 12개 상장사의 평균 주가 변동률은 -5.01%에 그치면서다.

종목별로 살펴봤을 때 그룹 내 ‘빅(BIG) 3’로 불리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주가 변동률이 최근 한 달 각각 -8.96%, -12.81%, -2.79%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대로템(-20.84%), 현대글로비스(-15.42%), 현대위아(-12.83%) 등의 주가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차전지 소재주를 중심으로 개인 수급 쏠림 현상이 심화된데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현대차 그룹 주요 상장사에 대한 대규모 매도 움직임을 보였다”며 “연초 대비 외국인 투자자의 투심 역시 약화된 것도 주가 약세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관 투자자들은 현대차(-2673억원), 기아(-2829억원), 현대글로비스(-679억원), 현대로템(-902억원), 현대모비스(-282억원) 등에 대해 대규모 매도세를 보였다.

[금융결제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프앤가이드 자료]

피크아웃 우려 ↑

현대차 그룹 주가엔 사상 최대 실적이 ‘양날의 검’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이 연이어 나오면서 ‘피크아웃(Peak-out·최고점을 통과할 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그룹 주요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시각에 기름을 끼얹는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2분기 4조2379억원→3분기 3조4477억원), 기아(3조4030억→2조7831억원), 현대글로비스(4127억→4102억원), 현대건설(2236억→2064억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증권가에선 한목소리로 현대차 그룹주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는 과도한 것이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높아진 브랜드 파워와 물량 효과 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전 수익성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극히 낮은 재고 수준 등을 감안할 때 3분기 호실적 가능성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 PER은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주가 하방 압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높아진 이익 체력과 싼타페 신차 모멘텀으로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파업 우려가 있으나 과거의 완전 파업 사례처럼 길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에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공장 가동률 회복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가 추가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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