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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당에 기댄 ‘불황형 흑자’…하반기 경기 회복도 물음표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문혜현 기자]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 적자였던 상품수지가 2분기에 흑자로 돌아서고, 본원소득수지의 흑자 폭이 커진 영향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상반기 기준 적자를 피하지 못했고, 서비스수지도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배당 효과에 기댄 ‘불황형 흑자’에 그쳤다.

특히 우리 경제의 기반인 수출은 10개월 연속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상수지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반도체 경기, 국제유가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하반기도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상반기 ‘불황형 흑자’…본원소득수지 빼고 모두 적자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경상수지는 58억7천만달러(약 7조6천75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8일 한은에 따르면 상반기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이전소득수지 모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본원소득수지의 흑자로 겨우 적자를 면했다.

1~6월 상품수지는 34억7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3억9000만달러 흑자 대비 116.2% 급감했다. 수입(3143억5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5.9% 줄어든 데 비해 수출(3108억8000만달러)은 수입의 2배 이상인 12.5%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상반기 적자가 119억3000만달러에 달하며 1년 전(-9억3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여행수지가 58억3000만달러, 가공서비스수지가 32억1000만달러, 운송수지가 4억1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전소득수지도 1년 전(-14억3000만달러)보다 커진 16억5000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 증가에 따라 배당소득수지가 13억2000만달러에서 159억달러로 급증하면서 194억9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출 여건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현실”이라며 “최근 상품 수출 감소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 경기, 지정학적 리스크, 원자재 가격 변동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숫자는 흑자지만 내용이 좋지 않다”면서 “경제 회복이 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우리가 그런 순풍에 탈 수 있을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우리 수출의 상당 부분은 중국이 차지하는데, 아직 상황이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수출 10개월 연속 감소…‘일본식 저성장’ 우려

6월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며 상품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6월 수출은 지난해 6월보다 55억5000만달러(-9.3%) 줄어든 541억4000만달러로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8.0% 감소했는데, 수출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국제유가 상승, 동절기 계절적 요인 등 수출 부진이 더 심화할 수 있는 불확실성도 남아 있다.

이에 한은이 당초 예상한 연간 24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도 장담하기 이른 상황이다. 신 국장은 “하반기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많이 있어 연간 전망치 달성 여부는 지금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국제유가 동향, 중국 등 주요국 경기 회복 속도, IT 경기 회복 시점 등이 계속 불확실 요인들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4분기 중국 수출 증가에 따라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연간 경상수지 150억달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우리 산업 경쟁력을 점검하고 물가 안정을 통해 건전한 거시 경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pink@heraldcorp.com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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