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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스틱 바르고 양산 쓰는 남자 늘었다
역대급 폭염에 소비 트렌드 변화
男 양산 판매액, 작년보다 35%↑
선스틱 매출 증가율, 여성 1.5배
낮 최고기온이 35~37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계속되면서 소비 패턴도 바뀌고 있다. 사진은 한 남성이 우산으로 따가운 햇살을 가린 채 얼음 음료를 마시며 걸어가는 모습 [연합]

#1. 직장인 홍모(31) 씨는 일주일 전부터 양산을 겸할 수 있는 우산을 들고 다닌다. 처음 썼을 때 체감 온도가 내려간 것을 느낀 뒤 계속 사용한다는 홍씨는 “같이 이동하는 사람도 씌워주면 ‘준비성이 철저하다’며 반응이 좋다”고 했다.

#2. 직장인 김모(31) 씨는 올 여름 유달리 뜨거운 햇빛에 선스틱을 구매했다. 평소 선크림을 발라왔는데 야외활동에 편한 선스틱까지 챙긴 것이다. 김씨는 최근 열린 록페스티벌에 갈 때에도 선크림과 선스틱을 모두 챙겼다. 그는 “3일 내내 땡볕에서 공연을 봐야 돼서 선케어 제품을 구매했다”고 했다.

기후변화로 올 여름 더위가 빨리 찾아온 데다, 그 정도도 심해지면서 폭염에 대비하기 위한 상품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특히 피부를 중시하는 남성이 늘면서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남성 소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무더위가 예년보다 길어진 데다 기온도 높은 탓에 더위와 관련한 제품의 매출이 전반적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남성이 양산, 선스틱 등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많이 구매했다. 또 ‘자율 출근용’ 복장을 위한 남성용 반바지 판매량도 늘어나는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도 나타났다.

G마켓에 따르면 7월 7일~8월 6일 남성 소비자의 양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늘며, 증가율이 여성(33%)을 웃돌았다. 자외선 차단용 화장품인 선스틱과 선밤도 남성 소비자의 매출 증가율(62%)이 여성 소비자(44%)에 비해 1.5배가량 높았다. 피부를 관리하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회사에서 자율 복장 문화가 확산하면서 남성의 반바지 구매도 늘어나고 있다. 무신사에 따르면 6~7월 두 달간 무신사에서 ‘남성 반바지’ 키워드를 검색한 양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가량 늘었다. 무더위에도 형식적으로 입었던 긴바지를 과감히 버리고 효율적인 복장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얼음, 맥주 등 원래 폭염과 밀접한 상품들의 매출도 올해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는 7월 28일~8월 3일 일주일간 냉동밀키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늘었다. 냉감 침구류도 45% 증가했고, 냉동과일과 델리 코너 상품들도 30%씩 증가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선풍기와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56.3%, 53.2% 늘었다. 선크림과 선스틱 등 선케어 제품도 46.7% 늘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달 한 달간 아이스크림의 매출이 13% 올랐고, 냉동간편식의 매출은 10% 증가했다.

편의점의 경우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한 달간 컵얼음 매출이 지난해 7월에 비해 35% 늘었다. 아이스크림도 25% 늘었고 세븐카페아이스, 탄산음료, 생수 등도 20%씩 신장했다. CU에서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튜브 같은 해변특화 상품의 매출이 직전 주에 비해 75.8% 늘었다. 얼음도 41.4% 증가했고, 아이스 드링크와 아이스크림도 각각 36.9%씩 신장했다. GS25S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선크림과 쿨토시 매출이 직전 2주보다 207.5%, 104.6% 늘었다. 돗자리 또한 88% 증가했다.

이른 더위에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은 여름 관련 각종 프로모션과 행사를 한 달에서 길게는 두 달까지 앞당겨 진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날씨는 소비자의 소비 패턴과 직결되기 때문에 날씨를 예측해 마케팅을 적절히 전개하는 게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기후변화에 사회·문화적으로 새로운 현상이 생기면서 유통사들이 양상을 예의주시하며 전략을 짜고 있다”고 했다.

김벼리·신주희 기자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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