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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엇갈린 경기진단
기재부 “경기둔화 흐름 일부 완화”
한경연 “경기부진 반전 없을 것”
KDI는 민간소비 전망 하향조정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기획재정부 ‘그린북’) vs “경기 부진 반전 없을 것”(한국경제연구원)

국내 경기에 대한 진단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저점을 지나 회복하고 있다며 ‘상저하고’ 전망을 고수하는 반면, 민간 부문에선 하반기에도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보고 ‘상저하중’ 내지 ‘상저하저’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 경제 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월 그린북에서 처음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계속 ‘경기 둔화 지속’ 진단을 내리다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 둔화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한국 경기에 대해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다”며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1.5%를 유지했다.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도 164억달러 흑자에서 313억달러 흑자로 대폭 상향했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의 인식은 다르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3분기 경제동향과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이는 금융위기(2009∼2011년)와 코로나19(2020∼2021년) 등 위기 때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도 1.25%로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제시한 1.4%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한국경기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수출과 민간 소비, 중국경제에 대한 기대감,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품수지가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로 일본식 저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한국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실제 관세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했고,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줄었다.

여기에다 우리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효과가 4분기에나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인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성장을 지탱했던 민간 소비 마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제 상황에 대해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한 KDI조차도 건설투자, 상품수출, 상품수입 전망치 등은 상향 조정했지만 민간소비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올해 민간소비 성장률은 5월 전망했던 3.0%보다 0.5%포인트 낮춘 2.5%로, 총소비 성장률은 0.7%포인트 내린 2.3%로 예상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경제 회복이 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우리가 그런 순풍에 탈 수 있을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우리 수출의 상당 부분은 중국이 차지하는데, 아직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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