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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 가입때 병력·음주 속이는 사람들…“질문표 개선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보험 가입시 계약자 스스로 병력·음주·흡연 등에 대해 알리도록 돼 있는 고지의무사항 질문표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윤아 보험연구원(KIRI) 연구위원과 김혜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13일 KIRI리포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지의무사항 질문표 개선 필요성과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지의무사항 질문표는 인수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험사에 사실대로 고지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들로 이뤄져 있으며, 의료이용, 병력, 직업, 운전, 취미, 음주, 흡연, 체격 등에 대한 질문들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병력, 음주, 흡연 등 응답자에게 불리하거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여부를 ‘예/아니오’ 식의 이지선다형으로 물음으로써 솔직하게 답하지 않으려는 강한 응답편향과 함께 낮은 응답 신뢰도를 초래하는 문제가 있다.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보험금 부지급으로 분쟁을 야기하기도 한다.

미국 생명보험의 경우, 비만 청약자의 18.2%가 비만임을 밝히지 않고 흡연 청약자의 22.9%가 흡연을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보험금 부지급 건수가 생명보험 4521건, 장기 손해보험 1만3579건에 달했다.

보고서는 불리한 행위 또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에 대한 ‘자기보고식’ 조사에서 응답편향을 최대한 통제할 수 있도록 행동과학에 기반해 접근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음주·흡연 등 문제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묻기보다는, 그러한 행동을 한다고 전제한 다지선다형 질문을 구성함으로써 긍정적인 이미지로 보이길 원하는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을 보정할 수 있다고 봤다.

예컨대 ‘최근 2년 동안 담배를 피우거나 니코틴 제품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과 ‘예/아니오’의 답변보다는 ‘언제 마지막으로 담배를 피우거나 니코틴 제품을 사용하셨습니까?’라는 질문과 세분화된 응답옵션이 보다 정직한 답변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일 흡연량에 대해 ①1일 40개비 이상 ②1일 30개비 이상 ③1일 20~29개비 이상 ④1일 10~19개비 이상 ⑤1일 1~9개비 이상 ⑥일주일에 7개비 이하 ⑦일주일에 1개비 ⑧한달에 1개비 이하 등 응답을 세분화할 시 흡연 고지율이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경우 질문을 세분화해 정확한 응답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가령 ‘일주일간 귀하의 음주량은 어떻게 되십니까?’ 질문과 ‘_병/잔’ 답변보다는 ‘맥주, 와인, 증류주 등 각 주류에 대한 귀하의 음주량은 일주일에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입니까?’ 질문과 ‘0~15잔’의 구체적인 음주량을 응답옵션에 제시하는 식이다.

보고서는 “고지의무와 관련해 질문표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행동과학에 기반한 접근방식을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감독당국과 보험사가 인지력·합리성·성실성·정직성 측면에서 불완전한 개인을 상정하고 고지의무사항 표준 질문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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