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본사 모습.[각 사 제공]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하반기에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릴 전망이다. 인터넷은행들이 올 상반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올해 목표치에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여기다 인터넷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압박과 함께, 상반기 대출 성장을 주도했던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제한이 걸린 것도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움직임에 한 몫 할 전망이다.
25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7.7%, 케이뱅크 24%, 토스뱅크 38.5% 등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 이들이 중저신용자에 공급한 총 대출금은 3조551억원으로 나타났다.
물론 인터넷은행 3사는 아직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의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으로 6월 말 기준 6%포인트(p), 2.3%p, 5.5%p가량 모자라다.
그러나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하반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장 많은 1조7504억원의 중저신용 대출을 공급한 카카오뱅크는 8월 기준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8%까지 끌어올리며, 연말 목표치 30%를 달성할 것이라는 각오를 내놨다.
케이뱅크 관계자 또한 “남은 하반기 동안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8.5%의 가장 높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기록한 토스뱅크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해짐에 따라, 내부 등급 기준을 고도화하며 비중이 일정 부분 감소했다”며 “지속가능한 포용금융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
실제 은행권에서는 하반기 중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 대출’을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기조가 점차 강해지면서다.
금융당국은 최근 늘어나는 가계부채 관리에 돌입하며 주 원인 중 하나로 인터넷은행의 저금리 주담대를 꼽은 바 있다. 본래 취지인 중저신용 대출이 아닌, 주담대 영업에 힘을 쏟으며 가계대출 증가를 유발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총 21조220억원으로 전년 말(15조5890억원) 대비 반 년만에 34.8%(5조433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은 513조1342억원에서 511조4007억원으로 0.3% 감소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에 대해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 목적이 있는데,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맞는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와 관련해 소득심사, 담보가치 산정, 연체 관리 등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점검에 나선 상태다. 이에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서는 자동으로 소득심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결국 뚜렷한 잘못이 발견되지는 않더라도 주담대를 늘리지 말고, 중저신용 대출을 늘리라는 당국의 압박은 영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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