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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해운사 인수 희망 밝힌 HMM 소액주주들, 왜? [투자360]
소액주주단체 일부는 독일 하팍 본사에 접촉
해외매각시 ‘국부 유출’ 논란도
[HMM제공]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의 인수전이 국내외 기업들의 참여로 진행 중인 가운데, HMM 소액주주들이 독일 선사 하팍로이드로의 인수를 희망하며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산업은행의 숏리스트(투자적격 후보) 선정을 앞두고 HMM 소액주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여 주주 위임장을 모으고 하팍로이드의 HMM 인수 지지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소액주주 단체의 일부 회원은 독일 하팍로이드 본사 측에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산업은행이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목표로 한다면 독일 하팍로이드에도 본입찰 참여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배임 논란을 우려해 보유 중인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의 주식전환을 결정했는데, 자금력에서 국내 업체들보다 우위에 선 하팍로이드가 숏리스트에서 밀려나면 그 또한 배임 소지가 있다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5위 해운사인 하팍로이드는 지난 6월 기준 총유동성이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이번 HMM 예비입찰에서는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다른 경쟁 후보들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HMM 소액주주들은 산은과 해진공의 영구채 주식 전환 전례가 있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해운업계가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호황을 누린 2020∼2021년 HMM 주가도 크게 올랐지만, 2021년 산은과 해진공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자 주식 발행 물량이 쏟아져나와 주가가 급락한 안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이들은 산은과 해진공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을 내려왔다며 침체기에 접어든 해운 업황을 고려할 때 세계 5위 선사 하팍로이드야말로 HMM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적합한 후보라는 주장이다.

금투업계에서도 자체 자금만으로 HMM 인수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하팍로이드뿐이라고 보고 있다.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 등 예비입찰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모두 보유 현금이 1조원 안팎으로 추가 자금 동원이 필수적이다.

산은 입장에서도 원매자들이 써낸 가격이 너무 낮을 경우 매각 대상인 주식 물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 경우 산은 측의 잔여 물량이 너무 많아질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외국 기업인 하팍로이드는 최종 선정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국적선사가 해외에 넘어갈 경우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부산항발전협의회는 지난 23일 성명서를 내고 “하팍로이드에 HMM을 매각한다면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송자산, 터미널 및 수십 년간 쌓아온 해운물류 노하우와 같은 정보자산 등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자산의 해외 유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국적선사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HMM 인수를 통해 한국 해운산업에 기여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자본·경영 능력을 갖춘 업체가 인수기업이 되길 원한다”고 했다.

산은 관계자는 “연내 매각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숏리스트 선정은 여러 요소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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