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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섭게 팔립니다”…유통가, MZ ‘아트슈머’ 정조준한 이유 [언박싱]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프리즈’가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모습. 당일 개막시간에 맞춰 입장하려는 VIP들이 몰려 입장에만 30분 넘는 시간이 걸렸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유통가에서 최근 2년 사이 특수로 자리 잡은 시기가 있다. 최대 미술 축제로 자리 잡고 있는 아트페어가 열리는 9월 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미학적 경험이나 문화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아트슈머(Artsumer)’가 주요한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백화점·호텔업계도 유명 작가 전시를 넘어 아트페어를 직접 후원하거나, 관련 패키지 상품을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Korea International Art Fair)’와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다음달 6일부터 10일까지 동시에 열릴 예정이다. 국내외 미술 ‘큰손’ 컬렉터를 비롯해 최근 몇 년 만에 20~30대를 중심으로 한 미술 애호가가 부쩍 늘면서 아트페어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키아프’ ‘프리즈’ 9월 6~10일 코엑스서…2030 미술 애호가 늘며 인기↑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에 백화점업계 최초로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다. 프리즈 신세계 라운지 모습. [신세계백화점 제공]

예술이 유통 영역까지 저변이 확대되자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건 백화점·호텔업계다. 최근에는 일부 패션·식품업계까지 미술관을 운영하거나 라운지를 만들며 아트슈머 공략에 가세했다. 단순 제품 판매에서 나아가 적극적인 브랜딩 요소로 아트페어를 활용해 ‘브랜드 팬덤’을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1969년 일찍이 백화점업계 처음으로 갤러리를 만들며 ‘아트 마케팅’에 공을 들여온 신세계백화점은 당장 다음달 열리는 ‘프리즈 서울’의 공식 파트너가 됐다. 백화점업계 최초다.

경력 10년 이상의 큐레이터 20여 명으로 구성된 신세계 갤러리 담당 조직은 백화점 고객의 관점에서 전시 기획과 운영을 하는 데서 더 나아갔다. 올해는 프리즈 기간 동안 한국의 미를 재해석한 디자인을 담은 ‘신세계 라운지’를 기획, 행사장인 코엑스에서 직접 운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라운지 내 식음료(F&B) 서비스는 신세계 한식연구소가 맡았다. 신세계 계열사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도 프리즈에서 ‘W컨셉 라운지’를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百, 업계 최초 ‘프리즈’ 공식 파트너…호텔업계, ‘객실 패키지’ 준비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내·외부 연출을 바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이달 18일부터 본점·잠실점·대구점 등 34개 점포의 내·외부 연출을 바꿨다. 앤디 리멘터·아방·카아민, 작가 세 명의 아티스트 예술작품을 활용해 비주얼 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VM) 협업을 펼친 것인데, 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올해 5월 시그니엘 부산에서 두 번째 ‘롯데아트페어부산’을 개최하는 등 꾸준히 아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21년 9월, 7명의 인원으로 조직이 신설된 ‘아트콘텐츠실’ 인력은 현재 11명까지 늘었다. 올해 초에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부문 내 ‘컬처마케팅’ 담당도 별도 만들어졌다.

서울신라호텔과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시그니엘 서울은 프리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트캉스(아트+바캉스)’를 준비했다. 전시 관람객을 위해 객실 1박과 함께 프리즈 VIP 입장권을 제공하는 객실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서울신라호텔은 로비 전시 작품을 이배 작가의 ‘붓질 시리즈’ 신작으로도 바꿨다.

작년 ‘프리즈’ 때 현대百 무역센터점, 외국인 매출·주말 방문객 크게 증가

크라운해태제과도 키아프와 프리즈 기간과 맞물려 10월 15일까지 45일간 서울 광진구 뚝섬한강공원에 ‘K-조각’ 100점을 전시하는 특별 기획전을 열었다. 키아프와 프리즈가 열리는 코엑스와 가까운 지역을 선정, 해외 갤러리스트·아티스트·컬렉터가 차기 편하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찾는 공간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K-스컬프처 조직위원장인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은 “우리나라 조각의 위상이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처음 열린 프리즈에는 나흘 만에 7만명이 찾았다. 65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이 거래됐다. 관람객이 몰리면서 전시장인 코엑스 인근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전시 기간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말 방문객 수도 6%가량 증가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아트페어에 선보일 협업 머천다이징(MD) 구성을 위해 1년 전부터 갤러리·마케팅·문화콘텐츠 담당 등 관련 팀들이 준비를 해왔다”고 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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